어느 외과의사의 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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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Facebook을 통해서 알게된 Dr. Kim이란 분이 몇 주 전에 겪었던 일을 이렇게 간증으로 보내왔습니다.
"나는 지난 9월 3일 수술 중에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났다.
물론 수술 전에 수술이 쉽지 않다는 점은 예상했으나 환자의 상태는 훨씬 심각했다.
환자분의 폐 상태가 워낙에 좋지 않았기 때문에 수술 시간이 길어질 경우 심각한 심폐기능의 문제점으로 수술 중 혹은 수술 직후 사망 가능성이 5~10% 가량 될 수 있다는 특별 수술 동의서를 받기는 했지만...
집도 의사로서 인공뼈를 성공적으로 채워 넣고 장시간의 수술에 지친 몸을 쉬기 위해 수술실 옆의 휴게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 얼마되지 않아 수술방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오전 9시 반에 시작한 수술이 이미 오후 3시가 넘었고 그 때까지 출혈량이 예상부터 훨씬 많았기 때문에 나는 수술실에서 잠시 나오자 마자 목사님과 지인분들께 기도 요청 메세지를 보내던 차였다.
기도로 돕겠다는 메세지가 속속 도착할 무렵...
함께 수술을 집도한 후배 fellow 선생(전문의로서 subspecial course를 위해 2년간의 집중 코스로 training 받는 의사를 말함. 대학 병원의 전임 전문의 또는 임상 조교수에 해당함)으로 부터 응급 call 이 왔다.
"과장님, 피가 멈추질 않습니다. 피가 계속 펑펑 올라와서 어디가 어딘지 구분을 할 수가 없고 신경막을 꿰매야 하는데 도저히 할 수가 없어서 과장님을 다시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 내가 다시 들어가서 보지..." (대게 이런 경우 대학병원에선 집도의가 소리 소리 지르며 야단을 친다능...^_^)
나는 다시 손을 닦고 조용히 수술실에 올라섰다.
왼 손에는 suction tube 를 잡고 우측 손으로 bayonet forceps 을 들고 가볍게 지혈을 위한 작업을 시작했으나 내가 들어간 시각을 기점으로 채 1-2 분도 되지 않아 직경 50 cm 가량의 수술 시야에서 걷잡을 수 없었던 출혈은 마치 무섭게 파도가 치던 바닷가의 풍랑이 어느새 잠잠해짐과 같이 순식간에 해결이 되어 버렸다.
...
다음 날 나와 함께 수술을 집도한 후배 의사 선생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였다.
그 친구 하는 말이 나를 다시 한번 놀라게 했다.
"형님! 근데요...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신가봐요?"
"그래?..."
"네~ 어제 있잖아요~ 형이 수술방에 다시 들어와서요~ 그 후에 저 정말 깜짝 놀랐어요. 아니 형이 들어오자마자 어쩜 그렇게 피가 순식간에 멎어요? 그때가지 나온 피가 수천cc 이고 원래 그 정도 피나면 피가 물처럼 되어 지혈 안되잖아요! 근데 형도 알지만 형이 별로 한것도 없는데(사실 그렇다. 나는 별로 한 일이 없었다능...^_^) 그냥 피가 멎어버리잖아요!... 마치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같았는데... 완전 놀랐어요. 형이 수술 시작할때 기도하자고 했잖아요~..."
그랬었다. 나는 수많은 환자들을 수술하면서 수술 시야에서 벌어지는 온갖 돌발 상황과 지혈이 되지 않는 대량출혈에 익숙한 의사였지만... 나는 결코 이 사건을 잊을 수가 없다. 이 사건의 결말은 손놀림 좋은 의사때문이 결코 아니었다.
환자가 그렇게 피가 많이 난 것도 예상할 수 없었고
그렇게 잡히지 않던 출혈이 나의 등장(?)으로 순식간에 해결 되어버린 것도 그렇고...
12시간에 가까운 수술을 받고 많은 출혈과 지혈에도 그렇게 멀쩡하신 환자분도 그렇고...
나는 후배에게 웃으며 여유있게 대답했다.
"그래 맞아, 하나님은 살아계시지 암 그렇고, 그렇고 말고. 이제부터 너두 예수님 믿어라.
아, 그리고 앞으로 내 수술 들어오고 싶으면 항상 기도하는 것 잊지말고~"
"네, 알았습니다. 형님!"
그렇다. 그것은 나의 등장이 아니라 여러분의 기도로 인한 하나님의 등장이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