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럴수도 있는걸까?(조선일보에서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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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1.05 03:02
의붓딸 상해치사 울산 새엄마… 잔혹한 학대·상습폭행 드러나
뜨거운 물 뿌려 화상 입히고 발로 차서 허벅지 뼈 두동강
- 작년 5월 이모(8)양이‘30분 늦게 귀가했다’는 이유로 계모에게 차여 부러진 허벅지 엑스레이 사진. /울주경찰서 제공
울산 울주경찰서는 상해 치사 혐의로 구속된 계모 박모(40)씨에 대한 추가 수사 결과 이런 혐의를 확인, 학대 치사와 상습 폭행, 아동 학대 등 혐의를 추가 적용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경북 포항에서 살던 2011년 5월 12일 낮 집에서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의붓딸 이모양의 머리를 죽도로 때리고 손바닥으로 수십 차례 때렸다. 당시 이양은 여섯 살이었고, 집 부근 검도장을 다니고 있었다. 경찰은 "박씨는 이양이 네 살이던 2009년부터 함께 생활했는데, 그때부터 폭행을 시작했으며 정도도 갈수록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5월 21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집에서 "30분 늦게 귀가했다"는 이유로 이양의 허벅지 부위를 수차례 발로 찼다. 이양은 허벅지 뼈가 부러져 두 동강이 나는 전치 10주의 부상을 당했다. 수도권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어 한 달에 2번가량 집에 오는 이양의 아버지에게 박씨는 "계단에서 넘어져 뼈가 부러졌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또 지난해 10월 31일 오후에는 이양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손을 들고 있게 했다가 남편과 말다툼을 벌였으며, 남편이 외출하자 이양을 욕실로 끌고 가 폭행하고 급탕으로 물을 데운 뒤 샤워기로 손과 발에 뿌려 2도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 경찰은 "피부에서 수포가 일어날 때까지 뜨거운 물을 뿌렸다"고 말했다. 이때도 박씨는 나중에 돌아온 남편에게 "아이가 모르고 뜨거운 물을 틀었다가 뎄다"고 거짓말을 했다. 경찰은 이양의 과거 병원 치료 기록 등을 확보해 박씨를 추궁, 범행을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양은 엉덩이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상습적으로 구타당해 엉덩이 근육이 없어지고, 만성 염증이 생겨 고통에 시달려 왔다는 의사 소견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8시 30분쯤 울산시 울주군 자기 아파트에서 '2000원을 가져가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이양의 머리와 가슴 등을 10차례 이상 주먹과 발로 때리고 "오늘 소풍만은 보내주세요" 하고 애원하는 이양을 또다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이양이 "허리가 아프다"며 비틀거리며 쪼그려 앉자 박씨는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이양의 몸에 난 멍을 없애기 위해 따뜻한 물을 채운 욕조에 들어가도록 했다. 이양은 호흡 곤란과 피하 출혈로 의식을 잃고 물속에 빠진 채 숨졌다.
박씨는 당시 남편으로부터 전화가 왔을 때 "(딸이) 소풍 갔다"고 거짓말한 이후 "목욕을 하다 딸이 숨졌다"고 거짓 신고를 했다. 부검 결과 이양은 갈비뼈 24개 중 16개가 부러졌고 이때 부러진 뼈가 폐를 찌른 것이 결정적 사인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