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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식도락가들이 ‘먹기 위해서 산다’는 배부른 소리를 하지만 인간을 지으신 하나님의 섭리를 생각해 보면 우리는 분명, ‘살기 위해 먹는’는 것입니다. 앞에서도 이야기되었지만 하나님이 지으신 인체의 운행원리가 ‘생기’이기 때문에 이 살아 있는 힘을 얻기 위해 우리는 먹고 숨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살기 위해서 먹게끔 되어 있는 우리에게 먹음으로 인해서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 짐지워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먹음으로 인해서 늙을 수밖에 없고 더 나아가서 죽을 수밖에 없다고 할 때 그 운명의 장기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를 이야기할 때 거의 입에 오르내리는 장기가 위가 아닌가 합니다. 다시 말해서 소화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 가장 흔히 거론되는 소화기관이 바로 위라는 이야기입니다. 돌아보건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배가 아플 때 제일 많이 연상해 내는 장기가 바로 이 장기입니다. 속이 좀 쓰려도 위를 의심하고, 소화가 좀 안되어도 거의 무조건적으로 위를 의심하게 되는데 그래서 이 장기는 실제 그 기능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오해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뒤의 기능 부분에서 하기로 하고 먼저 위의 구조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위는 대단히 간단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발생과정에서 위의 발생을 살펴보면 그 구조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본래 소화기관을 이루는 구조물은 복강 속에서 우리 몸의 정 중앙에 위치하는 둥그런 관(管)모양의 구조물이었는데 특별히 위가 생겨날 부위에서 사방으로 팽대되면서 관구조물의 장축을 중심으로 해서 시계방향으로 90도 회전을 하여 그 결과 본래 위의 뒷부분은 완성된 위의 왼쪽 부위가 되고 앞부분은 오른쪽 부위가 됩니다. 그뿐 아니라 회전된 위의 왼쪽 부위(본래 위의 뒤쪽)가 오른쪽 부위보다 성장하는 속도가 빨라서 좌우 대칭의 정중앙에 위치한 구조물의 모양을 이탈하게 됩니다. 즉 왼쪽으로 굽어진 팽대된 관구조물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위를 앞에서 보면 식도에 매달려 있는 그 생김이 마치 영어의 J자와 흡사합니다. 왼쪽 부위는 크게 휘어 있기 때문에 대만(大灣)이라 하고 오른쪽 부위는 작게 휘어 있기 때문에 소만(小灣)이라합니다.
식도에서 위로 이어지는 부분 즉 위의 입구를 분문이라 하고 이 시작 부위에서 왼쪽으로 급하게 바로 구부러져 다소 위(上)쪽을 향하고 있는 부위가 있는데 이 부분을 위의 바닥이라고 합니다. 위의 맨 아래 부위는 소장중의 첫부분인 십이지장에 연결되는데 위가 소장으로 연결되는, 이른바 위의 출구를 유문이라 합니다. 이 문을 통해서 위에 저장되어 있던 음식물이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는데 주기적으로 음식물을 넘겨주는 근육을 유문괄약근이라 하고 이 근육이 존재하는 부위를 유문부위라고 합니다. 유문부위와 위바닥 사이를 위의 몸통이라고 한다. 대략 이 정도로 위의 구조는 요약할 수 있습니다.
위의 기능을 하나씩 생각하면서 우리의 삶 속에서 위의 중요성을 생각해 봅시다. 위의 기능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필자는 인체의 구조에 대해서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위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밥통으로서의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오해가 있을 줄로 압니다. 즉 위는 소화에 관한 한 없어서는 안될 장기라고 생각하는 것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의 아는 바이겠지만 실제 위가 소화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소위 생명과 직결되는 장기는 아닙니다. 근래에 많은 사람들이 각종 위의 질환으로 인해 위절제수술을 받는데 그러고도 건강하게 살고 있는 것이 그 증거가 됩니다.
조금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면 밥통처럼 생긴 위와 같은 장기가 없다면 인간은 수시로 동력원의 섭취를 위해 음식을 먹어야만 할 것입니다. 매일 음식을 몸에 지니고 먹는 일이 하루의 중요한 일과가 될 것입니다. 이 바쁘고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살아 남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짧은 시간에 오랜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양의 음식을 섭취한 후 조금씩 소화시켜 가며 정말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이 땅을 지으신 창조원리가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는 위를 일명 밥통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것이며 더 이상 약간 못난 사람에게 ‘이 밥통 같은 녀석아!’라고 부르면서 위를 격하시키는 말을 해서는 안됩니다.
밥통에서 3~4시간의 대기가 끝난 음식들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순서로 본격적으로 소화가 이루어지는 십이지장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즉 지방이 가장 오랫동안 위 속에 남아 있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가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나면 오랜 동안 공복감을 느끼지 않는 것입니다.
위의 두 번째로 중요한 기능은 소화 그 자체라고 하기보다는 소화되기 쉬운 상태로 음식물을 변화시켜 주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즉 위 속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위산이 많이 분비되는데 이것의 정확한 화학명은 염산입니다. 염산도 아주 강한 염산입니다. 쉽게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 몸의 위 속에 있는 염산을 순수하게 받아서 얼굴에 발랐다고 생각해 봅시다. 대개 짐작하겠지만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게 됩니다. 이렇게 독성이 심한 염산이 우리 몸 속에 있으면서도 우리 몸 자체에는 큰 손상이 없고 오히려 음식물의 소화를 돕는다고 생각하니 실로 하나님의 창조의 섭리는 놀랍기만 합니다. 생각해 보건대 우리가 고기를 먹을 때 다소 질기더라도 꼭꼭 씹지 않고 그냥 먹을 수 있는 것은 완전히 씹히지 않은 고기라 할지라도 위 속에 들어 있는 강한 염산에 의해 부드럽게 되어 십이지장에서의 완전한 소화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의 기능을 들라면 역시 염산에 의한 기능이 되겠는데 음식물에 묻어 들어간 대부분의 병균을 이 염산이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을 곰곰 생각해 보면 결코 멸균된 상태가 아닐 뿐 아니라 때로는 다소 불결하다 할지라도 먹어서 큰 탈이 나지 않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인 것은 위 속의 강한 산에 의해서 대부분의 병균이 무력화되기 때문입니다. 더운 한여름에 어린이들이 덥다고 찬 것을 많이 들이킬 때 쉽게 배탈이 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위 속의 염산이 묽게 희석되어 소독력을 잃을 뿐 아니라 위 속의 혈관이 심히 수축되어 병균에 대항할 수 있는 혈구세포의 공급을 많이 해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의 기능은 많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고 있는 소화와 흡수기능입니다. 일부의 단백질이 펩신이라고 하는 강력한 단백질분해효소에 의해서 분해가 되지만 단백질 모두를 소화시키는 것은 아니고 일부의 특정한 단백질을 소화 분해시킵니다. 탄수화물의 경우 이미 구강에서 분비된 침 속의 타이알린(ptyaline)이라는 탄수화물 분해 소화효소에 의해서 부분적인 소화가 이루어지지만 혈관으로의 흡수 가능한 형태인 포도당과 같은 단당류가 되는 것은 위에서도 약간 이루어지지만 거의 대부분 십이지장에서 이루어집니다. 알코올과 같은 화학물질은 직접 위에서 대부분 흡수됩니다. 알코올이 들어 있는 음료를 마신 지 불과 수분만에 알코올의 약리작용이 나타나는 것이 바로 위에 의한 빠른 흡수 때문입니다. 그 밖의 잘 알려지지 않은 화학물질들이 위에서 흡수되는데 흡수된 그 물질들은 위의 대만과 소만을 따라서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정맥으로 배출되어 즉시 간문맥을 타고 간으로 이동됩니다.
마지막으로 위의 기능을 들면 분비기능이라 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 기능으로 들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낮은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하나님의 섭리를 가장 실감나게 느끼게 해주는 기능 중의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무엇을 위가 분비할까요? 주종은 점액이지만 위산인 염산, 각종 소화효소들도 분비됩니다. 분비된 점액은 온 위의 점막을 덮고 있어서 살갗을 검게 태울 수 있는 강한 염산의 공격이나 위벽을 녹여 버릴 수 있는 소화효소의 공격을 차단해 줍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입을 통해서 들어온 살점은 소화시키되 위벽을 이루고 있는 자신의 살아 있는 살점은 소화를 시키지 않으니 기가 막히게 오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점액으로 이루어진 장벽이 있어서 자체소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주 정상적인 상태에서 그렇게 자신에게 우호적이던 염산(위산)이나 소화효소는 우리 스스로가 우리 몸을 귀하게 여기지 않을 때 자기 자신에게 매우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고 심한 경우 자기 스스로를 공격하여 심히 어려운 상태에 빠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식사를 불규칙적으로 한다거나 빈속에 폭주를 한다거나 오랜 동안 스트레스 속에서 지내서 많은 위산이 분비되게 하는 등 이러한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자신의 위의 일부가 훼손되는, 소위 위염이나 위궤양이 오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잠시 앞으로 돌리면 이러한 구조와 기능을 가진 위 속에서 부득불 나이트러스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할 때 그 물질로부터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비타민-C를 식사와 함께 잊지 않고 섭취해야 함은 물론 건실한 생활을 통해서 위 속의 보호장벽을 지켜 주어야 할 것입니다. 무너진 보호장벽을 통해서 들어온 발암물질의 공격은 그 무서운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요약하면 위는 하나님께서 복으로 주신 생명을 길게 유지시키느냐 혹은 짧게 마치게 하느냐를 결정짓는 두 갈래 갈림길의 현장입니다. 생명을 선물로 주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으신 참 뜻을 생각하며 우리의 신앙을 되돌아본다면 두 갈래 갈림길에서 우리의 길은 정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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