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엄마의 칠순
페이지 정보
본문
사는게 바뻐서 가족끼리 하는 칠순 잔치에도
못나가고, 마음이 너무 아프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죄송한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을 전에 2005년도 어머니날에
교회 웹사이트에 올렸던 글을 다시 올려드립니다.
"난 엄마처럼 되지 말아야지"
언젠가 어머니는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생각하시며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십리 밖에서도 누구의 안사람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사셨다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전쟁통에 시집간 두(?)이모님과도 생이별하시고,
전쟁후, 가난때문에 외삼촌 두분을 병으로 잃으신후 막내딸인 어머니와
사시다 잘 드시지고 못하고, 어머님 말씀에 의하면 거의 영양실조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사람은 말년이 좋아야 한다면서 어머니는 우리엄마처럼 되지 말아야지
하면서 사셨다고 합니다.
부모님 두분 다 이북에서 태어나 피난처인 부산에서 만나서 결혼을 하셨다고 합니다.
특히 아버지는 홀로 단신으로 내려오신 분으로 어렸을때 임진각에서 북쪽을
바라보시며, 눈물 지던 아버지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봉제기술이 좋으셨던 어머니는 그 당시 공무원이셨던 아버지보다 훨씬
벌이가 좋으셨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월급을 잘 안가져 오시는 아버지때문에 미련없이 당신일을 포기하시고, 천원을 벌어오시면 천원에 맞게 4형제를 키우셨다고 합니다.
비가 와서 지붕이 새면 지붕에 직접 올라가셔서 고치시던 어머니
지금도 기억나는 사진이 있습니다.
하얀얼굴에 까맣게 기미가 낀 어머니의 작은 증명사진
어린나이에 보았던 어머니의 사진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이제는 사진속의 어머니의 삶이 이해가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삶이 힘들수록 나에게 위안이 되시는 분, 어머니
어머니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아! 나에게는 어머니가 계시는구나" 하며 든든해 집니다.
가정을 위해서 포기하실 줄 아셨던 현명한 어머니.
자식을 위해서 궂은 일도 마다 하셨던 강인한 어머니
저는 우리 어머니를 존경합니다.
그리고 우리 어머니처럼 되고 싶습니다.
우리딸 미쉘에게도 어머니가 저에게 보여주셨던것 처럼 방황할때
등대처럼 인도해 주고, 힘들때 쉬어 갈 수 있는 안식처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마음속으로만 했던 말을 어머니께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엄마! 사랑해…
후기 : 저번주 교회 web site가 안되는 바람에 부랴부랴 e-mail로 편지를
보내드렸습니다.
엄마와 통화중에 어쩌면 이런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냐고,
자식중에서 나 같은 자식이 있어서 아주 좋으셨다고 합니다.
형부가 읽어주시면서 "우리 어머니 우시지 마세요" 하는 말에
당신은 지금까지 울고 싶어도 아버지 잘 되시라고, 이를 앙물고
안우셨다는 말씀에 다시 한번 마음이 아렸습니다.
참조 : 칠순은 환갑과 달라서 만나이가 아닌 한국나이로 70세를 뜻한다고
합니다.
댓글목록
이아브라함님의 댓글
이아브라함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님의 사랑의 수고를 생각할 때 자식 된 우리들은 정말이지 늘 불효를 저지르는 것을 깨닫습니다.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지요. 사는게 바쁘고, 형편이 않되어서, 힘들고 어려워서.....
그러나 우리의 어머님들은 그 모든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핑게치 않으시고 우리들을 목숨을 걸고
기르시고 지켜내셨던 것을 돌이켜 보면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어머님의 칠순에 가 뵙지 못하는 자매님의 마음이 얼마나 안타까울지 느껴집니다.
그러나 비록 멀리 떨어져 있다 할지라도 어머님의 수고와 그 심정을 알아주는 따님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머님은 행복하실 것입니다. 그것이 어머님의 사랑이며 은혜이지요.
주님께서 자매님과 어머님의 심령에 위로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홍혜정님의 댓글
홍혜정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자매님,
모든 어머니가 그렇지 않으리야마는 자매님의 어머니는 더욱 강인하셨던 것 같습니다.
자매님의 삶을 보며 아직까지도 어머니의 삶이 등대처럼 비춰주고 힘이 되어 주시는 것을 느낄수 있습니다.
미쉘에게 너무나 좋은 어머니, 좋은 본보기, 좋은 믿음의 선배가 되어 헌신하고 희생하는 것을 보며
그 바탕이 바로 자매님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칠순을 맞으신 어머니를 뵙지는 못하였어도 충분히 기쁘게 해주신 자매님의 마음씀씀이를
어머니가 알고 계시는군요.
이번 여름에 미쉘과 나가서 뵐 계획이 잘 이루어 지기를 바랍니다.
자주 갈수도 없는 것을 칠순에 기념하여 가시면 너무 좋아하실것 같네요.
저희 아버님도 이번해에 칠순을 맞으셨습니다.
저희 아버님도 이민 1세로서 힘든 노동자의 삶을 사셨습니다.
14시간, 16시간 무더위에도 땀을 흘리시며 자동차 밑에서 힘든 일을 감당하셨던
아버지의 묵묵히 견디신 삶을 돌아보면
가슴이 말할수 없이 쓰려옵니다.
자매님의 글을 읽고 보니
살아계실때 가서 한번더 안아드리고 따뜻하고 좋은것으로 모시고 싶은 마음이 다시 솟구칩니다.
누가 뭐래도 우리 아빠에게 나는 평생 사랑받는 공주였음을 지금도 다시 기억하면
어느 성에 사는 왕비가 부럽지 않습니다.
영원한 내편이신 부모님을 디자인 해 주신 하나님은 정말 좋은분임은 틀림 없습니다.
저도 자매님의 어머니의 칠순을 축하드립니다.
자식과 가족을 위해 아낌없이 생을 쏟아부으신 어머니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홍혜정님의 댓글의 댓글
홍혜정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아는 분이 아버지가 61세가 되기 전에 급성 간염으로 몇달만에 돌아가셨는데요..
너무 왕성히 일하시고 건강하신분이라 환갑잔치를 하기 민망하시다고 하셔서
할까말까 하다가 끝내 안했더랍니다.
갑자기 돌아가시고 나니 많은 가슴아픈 일들중에
환갑잔치를 해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 걸렸다고 하더군요.
환경은 바뀌고
사정은 변하나
두번할수 없는 아버님의 칠순을 참여하실수 있으면 좋겠네요.
잔치에 사랑하는 딸이 빠지면
아버님도 허전해 하실지 모르지요..
저희 아버님 칠순 잔치도 안하시겠다고 하신것을
우겨서 해드렸는데
정말 좋아하시고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여서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