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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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릅니다.
지난 토요일에 Banquet 마지막 준비로 분주히 다니던날,
시간은 없고...
얼른 사고 갈려고
파킹장에 차를 탁 세우고 찾는 상점이 어디쯤 있나 건물들을 쳐다보며
동시에 빨리 차에서 내렸습니다.
급히 내리면서 내 왼손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전혀 모르고,
왼손과 몸만 차에서 빠져나온 사실을 모르고
오른손은 그저 차속에 못나온 상태로 놔둔채
힘껏 문을
"꽝!!"
하고 닫고 말았습니다.... ...
아직 못내린 내 오른손은 왼손이 하는 일을
전혀 모르고 어물어물 하다가...
그만..
문과 차 사이에 우두둑! 으스러지게...
끼어버렸습니다.
"아~~~악!!!"
내손, 내 손!!!
Too Late 이었습니다.
오른손바닥과 오른손등 때문에 문은 다시 열리고
더이상 이게 내손인지 남의 손인지 분간을 못하게
얼얼하게 아파오는 손은 한 다섯배로 커진것 같이
감각이 마비된채 점점점점 통증이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아~~~
마음은 오른손을 부여잡고 파킹장에서 펄쩍 펄쩍 뛰어 다니며
아야, 아야... 하고 싶었으나...
이~~~
운명적으로...
하필이면 바로 옆차 속에 어느 젊은 청소년들이 차에 타고 앉아
내쪽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괭장히 상해진 내 존심은
왠지 펄쩍거리며 뛰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지배하여
온 이성을 동원하여 최면을 걸어
조각조각 으스러진 손등을 가지고도
전혀 안아픈척 자연스런 표정을 짓게 하고
그곳을 유유히 아무렇지 않게 빠져나오는데까지
성공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나는 잽싸게 상점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상점 문을 탁! 닫자마자
"아~~악, 아~~~악.. "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니, 지르려고 한것이 아닌데
나도 모르게 절로 소리가 튀어나왔습니다.
너무나 아팠습니다.
손등뼈가 다 으스러져 조각이 난것 같았습니다.
정신이 혼미해지고 벌것게 부어오르는 손등을 볼수록
어지럽고 쓰러질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용감한 홍혜정...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아무것도 아닌척 달래가며
지갑도 잘 안열리는 손을 가지고
살것을 사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너무 대견합니다.
6일이 지난지금...
아직도 오른손등은
만지면 아픔니다.
멍이 퍼렇게 올랐다가
다행히 사르르 없어졌습니다.
부러지지 않은게 다행입니다.
살이라도 많이 붙어 있는게 참 요행입니다.
가엾은 내 오른손...
이번에 오른손이 당한 고난은
정말 아무도 몰랐습니다.
나도 몰랐고,
내 왼손은 더욱 더욱 몰랐습니다.
말씀대로 살려고 무지 애를 쓰는 왼손입니다.
다른 곳은 몰라도 일단 내 왼손은 말씀을 잘 듣습니다.
가엾은 내 오른손은
이제 언젠가 왼손에게 왼손도 모르게 복수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내 왼손도 가엾어 지겠지요.
오른손과 왼손은 서로 모른채 상처를 주고 받고 하겠지요..
가르쳐 줄수도 없고... 참.. 맹꽁이 손들입니다.
댓글목록
이아브라함님의 댓글
이아브라함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1981년 가을 밤중에 Oakland로 올라가다가 중간쯤에서 오른 손 검지, 장지, 무명지 세계가 차문에 완전히 치인 적이 있었습니다.
왼손으로는 문을 쾅 닫으면서 오른 손은 차 안에 있는 물건을 집겠다고 잽싸게 넣었는데 간발의 차로 문에 끼이는 아주 큰 불상사가 났던 것입니다. 따로 노는 오른 손과 왼 손.....
금방 시퍼렇게 멍이 들고 칼로 자르는 듯한 통증이 계속되고 ....
그렇다고 운전을 않할 수도 없어서 차거운 콜라에 손을 담근채 왼손으로만 운전을 해서 새벽에 도착했습니다. 그길이 왜 그렇게 멀게 느껴지던지... 그 후에도 몇일을 통증으로 고생했지요.
밤새도록 운전하는 동안에 십자가 상의 예수님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25년전의 일인데도 생각하니 그 통증이 다시 느껴지듯 하네요.
홍자매님, 그런 중에도 의연한 모습으로 수고하여 감사합니다. 고생했습니다.
아울러 우리 가운데 알게 모르게, 육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멀쩡한 듯 숨기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그들의 아픔을 덜어주시고 위로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