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지 않는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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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크리스마스 행사를 위해서 내가 맡았던 교회 유년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열심히 스퀘어 댄스를 가르쳤던 일이다.
그 당시 나는 예수님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겁없이 유년 주일학교를 맡았었다.
그 때는 대학에 들어가면 교회에서 주일학교 반사를 하라고 강권하므로
친구들과 함께 일종의 멋(?)으로 맡았다.
얼마나 내 자신이 불성실했었는지 공과 공부 준비반이 매주 있었는데도
그런 모임이 있는 줄도 모르고 주일을 맞이 했다.
그리고 친구들과 놀러갈 일이 있으면 열심히 빠지면서 그 일을 담당했었다.
내가 맡은 반에 아주 이쁘고 깔끔한 소녀가 내 관심을 끌었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 교복도 단정하게 매만져 주고 하면 으례 그 옆에 서있던
꽤재재하고 초라한 소녀(은실 ?) 가 항상 자기 옷의 리본도 매달라고 하고 내 옆에 앉으려하고
내 손을 잡아보려고 무척 애썼다.
나는 그 당시 아이들을 사랑해 줄줄 몰랐었다.
주일 학교 반사를 일 년간 마치고 난 후, 어느 추운 겨울 날이었다.
그 당시는 집에 뜨거운 물 시설이 없을 때이므로 아침에 세수를 하려면 물을 끓여야 했다.
아침에 늦게 일어난 관계로 집에 뜨거운 물이 없어서 세수도 못하고 공중탕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공중탕이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으므로
가는 동안 아는 사람을 만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그당시 나는 눈이 무척 나뻤는데도 멋을 부리느라 안경을 쓰지 않고 다녀서
길을 가면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버릇이 있었다.
세면 도구를 옆에 끼고 누가 볼새라 고개를 푹 숙이고 길을 걸어가고 있을 때
저쪽에서 한무리의 소녀들이 재잘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그 소녀들을 스쳐 지나가려고 하는 순간 얼핏 내 귓전을 스치는 말이 한 토막있었다.
“은실아 ,저기 너의 선생님이 지나간다.” 였다.
그리고 막 스쳐지나면서 얼핏 옆눈으로 보이는 장면은 한 소녀가 무척 당황해 하는 모습이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은실이가 친구들 앞에서 그것도 교회 선생님한테 무시당한 수치심이 얼마나 깊고 컸을까?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가슴이 아파와서
그 아이를 위해서 지금도 문득문득 생각나면 기도를 해주게 된다.
나는 그 때 내 모습에만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족한 선생이라도
그 아이에게는 사랑을 받고 싶은 선생의 존재인줄을 미쳐 깨닫지 못했다.
그로인해 은실이가 받았을 충격과 상처를 헤아릴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아이는 가정이 여유롭지 못해서 사랑에 무척 굶주렸던 것 같았다.
그로부터 25 여년이 지난 어느날 예수님을 영접하고 난후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은실이었다.
부족한 한 주일학교 선생으로 인해 한 영혼이 실족해서
하나님을 등지고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무척 회개가 되고
가슴이 아파서 가끔 떠오를 때면 은실이를 위해 기도하게 된다.
오늘 아침에도 눈을 뜨는 순간 은실이의 모습이 떠올라 그녀를 위해 기도해 주었다.
이번에 초등부를 맡게 되면서
그 때 나누어 주지 못했던 사랑을 아이들에게 갚을 수 있는 기회를 하나님께서 주신 것 같아서
민감성을 가지고 아이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사랑을 나누어 주려고 열심히 노력해본다.
부모님들! 저의 노력에 열심히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달 에는 “십계명 외우기 테스트가 있습니다. 마지막 주일에 테스트합니다.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댓글목록
이은경님의 댓글
이은경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친구 중에도 은실이가 있는데, 혹시 그 은실이가 최희주 성도님의 은실이일까요?
제 친구 은실이도 좀 불우한 가정에서 자랐고 얼굴이 참 예뻐요.
은실이는 지금 사모님이 되어 아주 잘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큰 수술을 받고 회복중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갑자기 친구 생각이 나네요.
성도님의 은실이도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믿음의 어머니가 되어
어딘가에서 천하보다 귀한 영혼들 섬기며 살고 있지 않을까요?
그러리라 믿습니다.
저에게도 정말 잊지 못할 주일학교 선생님이 계십니다.
저희 집이 갑자기 어렵게 되어 피아노 레슨을 계속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지금까지 배운 공부와 재주가 아깝다면서 1년간 레슨비도 받지 않으시고 저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손도 굳지 않게 연습하면서 교회 반주도 할 수 있었고,
28살이 되어 다시 음악을 공부하게 됐을 때에도 수월하게 과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선생님께 정말 감사했다는 말 전해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우리 교회에서 수고하시는 모든 선생님들께도 감사와 격력의 마음을 보냅니다.
화이팅!!
박천민님의 댓글
박천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항상 갖고있는 안타까움 중에 하나는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에 혹은 중고등학교 다닐 때에
내가 대학 다닐 때에
내가 신학교 다닐 때에
내가 구원의 문제로 고민하고 사역자로서의 부르심에 관해서 고민하고 그리고 사역지에 관해서 고민할 때에
내게 15분을 투자하여 구원에 대해서 복음에 대해서 교회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자세히 설명해주었던 분이 제 삶 가운데 없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저의 아쉬움 때문에 저역시 학생 하나 하나를 개인적으로 만나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을 가끔합니다. 문제는 물론 학생들이 그런 필요조차를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죠.
감동이 넘치는 글이었습니다. 가끔 이런 귀한 글들을 나누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