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수건 파란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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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월요일 아침은 대부분 아이들은 닷세동안 다시 학교로 전날 밤 떠났기 때문에 우리 부부 둘 밖에 없어서 뭐 그리 서둘러 일찍 일어날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제는 Memorial Day (현충일) 여서 지난 주 부터 아이들과 약속하길 아점을 라구나 비치에서 먹자고 합의를 봤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아침부터 이층 화장실 두개가 다 분볐습니다. 특히 여자 둘과 (큰 딸 그레이스는 여느 때처럼 행방불명) 여자 보다 더 오래 걸리는 아들 놈 때문에 화장실이 하나 더 있어도 모자랄 정도로 바뻐서 그런지 글로리아가 우리 부부가 쓰는 화장실에까지 와서 세수를 하게 됬습니다. 딸에게 먼저 세수를 하라고 양보를 하고 걸려있는 수건을 잠깐 만져 봤더니 어제 쓰던 작은 흰수건이 벌써 아침에 아내가 선수를 쳤는지 좀 축축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딸을 위하는 마음에 파란색의 새 수건을 꺼내서 걸어 놨습니다. 글로리아가 먼저 세수를 끝내고 나가는 중이었고 제가 그 다음 세수를 끝내고 당연히 흰수건을 썼는데 이상하게 아까 보다 더 축축해 있었습니다. 파란수건을 만져 봤더니 아직도 말라 있었습니다. 글로리아에게 물어 봤습니다. "네가 쓰라고 파란 새 수건을 꺼내 놨는데 왜 축축한 흰수건을 썼니?" 하니까 딸 대답이 "나는 아빠가 새 수건 쓰시라고 일부러 쓰던 수건을 썼어요."
정말 아무것도 아닌 그냥 지나칠수 있는 그런 사소한 일이었지만 저 한텐 그렇지 않아도 이쁜짓 만 골라서 하는 막내딸인데 그날따라 더욱더 사랑스럽게 보였습니다. 아이들을 편애하면 않되는데 팔푼이 아빠가 되서 걱정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