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술은 새 부대에...
페이지 정보
본문
우리 집 부엌 싱크대 밑에 있는 disposer가 고장난지 여러 날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아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드디어 결심하고,
어떤 장로님(handyman)에게 전화를 하여 이것저것 물어보고 용기를 내어 도전했지요.
꽤나 무거운 그것을 간신히 뜯어내어 녹을 닦아내고 두들기고 수리한 다음에 일단 전기를 연결해 보
니 잘돌아갑니다. 됐다싶어서 다시 연결하려는데 그 것이 꽤나 무거운데다 좁은 공간에 비집고 들어
가서 누운채로 하자니 잘 않되기에 꾀를 낸 것이 자동차에 있는 jack 을 가져다가 밑에서 밀어 올리
면서 연결하는 것입니다.
힘들여 연결하고는 switch를 돌렸더니 윙~~~ 하고 잘 돌아가는가 싶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기계 밑으로 콩나물시루에서 물이 떨어지듯 줄줄 새는 것입니다. 수리하는 도중에 속에 있는
container가 깨진 것입니다. 아아아아 .... 오오오오.... 전체 소요시간은 약 3시간.... 허탈했습니다.
결국 Home Depot에 가서 새것을 사다가 대체하였는데 부착하는 소요시간은 약 20분....
몇 번이고 물을 흘려보내면서 돌려보고 또 돌리며 즐거워했습니다.
그 때 머리를 스치는 작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헌것을 고치는 것이 새것으로 대체하는 것 보다 몇 배나 더 힘들고 결국 낭패를 보았다는 것입니다.
어떤 목수가 한 말도 생각이 났습니다. "헌집 고치는 것이 헐고 새집 짓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떠올리며 우리의 신앙도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둘이 다 보전되느니라...." (마 9:17)
우리 신앙생활 속에 비게덩어리 처럼 산재해 있는 낡은 것들을 금년 한 해를 마감하면서 말끔이 척결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믿음으로 결연히, 과감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