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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기도, 이렇게 하자 / 김기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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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기도,  이렇게 하자!

   

저는 우리나라의 그리스도인들, 특히 교회를 오래 출석한 성도들의 신앙 실천이 잘못된 원인 중 하나를 대표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교우들이 보는 앞에서 유창한 말로 늘어놓는 기도가 우리의 경건생활에 많은 지장을 초래했습니다. 경건을 포장한 기도들, 말은 멋들어지나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은 행동, 기도인지 설교인지 영 헷갈리는 기도, 게다가 설교 시간을 능가할 만큼의 길고 긴 기도들. 이런 모습이 교회를 갓 나온 이들에게 예배란 따분한 것이고, 기도란 저렇게 말 잘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부지중에 심어주었습니다.

 

이런 점을 우리 주님도 미리 간파하고 산상수훈에서 주의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요지는 기도로 경건의 자랑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마 6:5-15) 기도는 하나님과의 은밀한 대화입니다. 그런데 기도의 파트너인 하나님보다 사람을 의식해서 기도하는 폼을 잡고, 목소리를 특별히 더 경건한 척 낮게 깔고 말한다거나, 오래 기도하는 것은 외려 기도의 적입니다. 기도가 신자의 경건의 삶에 필수불가결한 것이지만, 잘못하면 오히려 해롭습니다. 해서 저도 회중예배 중 대표 기도를 하는 것에 대해 알게 모르게 꺼려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세 가지 점에서 예배 중 대표 기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때 마침 한 출판사에서 제게 좋은 책을 보내주었습니다. 유명한 침례교 신학자 스탠리 그렌츠의 「기도: 하나님 나라를 위한 부르짖음」(SFC)입니다. 책의 목차를 보니 공중 예배에서의 대표 기도에 관한 부분이 있어서 제일 먼저 읽었습니다. “예배에서 효과적으로 기도를 실천할 수 있는 중요한 한 가지 수단이 대표 기도다.”(225쪽) 그러므로 예배 중 대표 기도를 해야 할 첫 번째 이유는 바르고 참되게 대표 기도하는 것을 가르치면 될 일이지 안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올해 예배의 강조를 ‘참여’라는 단어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예배 중에 찬양을 많이 한다거나, 예배 인도자와 회중이 서로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회중들끼리도 그리 인사를 나누는 것, 아이들이 성경을 낭독하고 그런 다음에도 다 함께 본문을 읽는 것 등은 예배에서 성도의 위치와 역할은 수동적으로 관람하는 구경꾼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행위자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예배가 아니라 예배하는 예배자, 곧 사람을 찾으신다고 하신 것입니다.(요 4:23)

 

그리고 성도들의 기도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신앙 연수와 상관없이 기도란 늘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새가족들은 기도 시간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것을 봅니다. 기도는 해야겠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다른 사람 방해 주지 않으려고 눈은 감고 있습니다. 대표 기도는 문자 그대로 예배하는 모든 회중을 ‘대표’하고, ‘대신’합니다. 그래서 대표 기도하는 사람을 불러 “기도를 인도하는 사람” 또는 “우리를 대표/대신해서 김 모 형제님이 기도해 주시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대표 기도가 설교가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대표 기도가 하나님께 모든 회중을 대신하는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이 회중에게 행하는 설교로 전락하는 것입니다. “기도하는 사람의 역할은 하나님이 하고 싶어 하시는 말씀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청중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기도를 하나님께 말씀드리는 것이다.”(227) 그렌츠는 고상하게 말했지만, 하나님이 하고 싶어 하는 말이 아니라 자기가 회중 전체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고자 합니다.

 

이런 유혹에 가장 노출된 이는 다름 아닌 목회자입니다. 은연중에, 때로 의도적으로 교인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기도라는 이름으로 하곤 합니다. 그렇게 기도한 경우가 더 많은 듯합니다. 이런 경우가 더 빈발하는 경우가 설교를 마치고 기도할 때입니다. 설교한 메시지를 요약하고, 다시 한 번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마치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의무감에서 그렇게 기도합니다. 기도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에게 한다는 기본적 사실을 고려해 볼 때, 피해야 할 잘못입니다. 그래서 저도 설교를 마치고 설교내용으로 기도하려면 설교준비를 하면서 기도문도 작성을 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오늘 말씀으로 기도하라고 권유할 참입니다.

 

이런 위험을 피하고, 대표 기도가 자신과 공동체 전체에 유익이 되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합니다.

 

첫째는 대표 기도자는 “나”라는 말은 가급적 피하고, “우리”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대표 기도의 정의를 기억하십시오. 회중을 대표/대신해서 드리는 기도입니다. 골방 기도가 아닙니다. 자신의 필요나 문제를 하나님께 간청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회중이 공유하는 문제에 초점을 두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 공동체와 다른 교우들의 문제나 아픔이 무엇인지, 무엇을 기도하는지를 평상시 교제를 통해서, 그리고 중보기도를 통해서 알고 있어야 합니다.

 

둘째는 기도문을 작성합니다. 사실 기도문을 준비하려면 공을 많이 들여야 합니다. 안 그래도 개중에는 대표 기도를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 있을 텐데 기도문을 요구하면 아예 안하겠다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기도문을 준비한 경우와 즉석 기도를 보면, 제 경험상 기도문 기도가 훨씬 은혜로웠습니다. 어떤 분들은 담임목사에게 묻기 뭣하니 부교역자들에게 기도를 빼달라고 통사정하다가 어쩔 수 없다는 대답을 듣고는 어떻게 하느냐고 일일이 묻고는 정성스레 준비합니다. 대표 기도를 처음 하시는 분들이 두렵고 떨리는 목소리로 본인이 작성한 기도문을 한자 한자 읽어나갈 때 참 감동적입니다.

 

즉석 기도를 하는 분들은 대개 기도에 자신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디 기도를 자신감으로 하나요? 청산유수가 따로 없습니다. 그런데 듣기 좋은 말일뿐 진실성과 진정성이 괜히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반면에 기도문을 작성했다는 것은 적어도 며칠 동안 끙끙대며 무엇을 어떻게 기도해야할지를 생각합니다. 대표 기도를 하기 위해서 더 많은 시간 기도하면서 기도문을 쓰게 되니 정작 자신에게 영적인 유익이 됩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하곤 하지요. “목사님, 목사님은 어떻게 매 주일 설교 준비하세요? 정말 대단합니다.” 하지만 그런 대표 기도문이 설교를 능가하거나 버금가는 은혜와 성도 전체에게 끼치는 것은 분명합니다. 자긍심을 갖고 준비하세요.

 

무엇보다도 기도문을 작성하게 되면 공동체 전체의 기도 제목을 대부분 담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힘들게 준비한 기도가 인간의 공로가 되어서 은혜의 조건이 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기도로 준비한 대표 기도가 예배를 훨씬 풍성하게 할 것은 자명합니다. 준비 없이, 순서 없이 횡설수설기도하면 함께 기도하는 모든 회중들의 마음과 소원을 하나로 모으기 어려울뿐더러 대표 기도가 바로 내 기도요, 우리 모두의 기도라는 마음으로 함께 하는데 장애가 됩니다.

 

셋째, 기도 시간이 너무 길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기도문이 유용합니다. 그러면 기도 시간을 사전에 조정할 수 있습니다. 너무 길게 하면 회중들이 동참하기에 어렵습니다. 우스갯소리입니다만, 개인 기도를 짧게 하는 분들일수록 대표 기도를 오래합니다. 그 동안 못했던 기도를 그 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너무 많은 시간을 소요하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어느 교회 경우를 듣자하니 찬송가 한곡 부르는 시간 3분에 맞추도록 한다고 합니다. 율법적으로 정할 문제는 아니로되, 적어도 4분은 넘지 않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넷째, 대표 기도를 준비하는 일주일 동안 더욱 더 경건에 주의해야 합니다. 예배에 관한 가르침을 담은 디모데전서 2장에서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남자들이 화를 내거나 말다툼을 하는 일이 없이, 모든 곳에서 거룩한 손을 들고 기도하기를 바랍니다.”(딤전 2:8) 기도하는 순간도 그러하거니와 준비하는 한주간도 내적인 평안과 외적인 분란이 없도록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는 것은 기도라기보다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아비 되어 보니 아이들이 하는 말이 예뻐서 그렇지만, 아이 자체가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기도만 거룩할 것이 아니라 기도하는 자가 거룩해야 하겠습니다. 바로 이것이 서두에 언급한 바, 기도를 사람 앞에 보이기 위해 하지 말라는 말과 상통합니다. 기도를 경건의 자랑삼고자 할 때, 기도는 경건의 모양이 될 뿐입니다. 경건의 능력은 없습니다.(딤후 3:5) 그러기에 지나친 미사여구로 기도를 꾸미려고 노력하거나, 어려운 문자를 쓰는 것도, 목소리를 평상시와 달리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그런 것으로 거룩한 척해서는 안 됩니다.

 

다섯째, 기도는 찬양, 고백, 감사, 간구의 순서로 하면 됩니다. 너무 얽매이지 않되 너무 자유분방해서도 안 됩니다. ‘찬양’은 하나님의 성품과 존재, 그분이 하시는 일을 높이는 것입니다. 성서의 모든 기도는 제일 먼저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먼저 말하고 그분을 기립니다. 하나님을 말했으니, 이제는 우리 자신에 대해 말할 차례입니다. ‘고백’은 우리의 악함과 약함을 하나님께 자백합니다.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갈라놓는 것은 죄라고 했습니다.(사 59:2-3) 우리가 짓는 죄를 너무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개인적인 것을 일일이 말하는 것은 대표 기도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구체적이되 너무 사소해서는 안 됩니다.

 

‘감사’합니다. 주로 교회 공동체나 교우들에게 있었던 일을 중심으로 하나님의 은총을 기리고 기뻐합니다. 물론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나 국가, 더 넓게 전 세계에서 있었던 일을 감사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간구’ 합니다. 이는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공동체 밖과 공동체를 위한 중보기도입니다. 범위를 크게 해서 나라 안팎, 지역 사회를 위해 기도합니다. 교회 안에서는 교회 전체가 구하는 것들, 예컨대 교회의 비전과 사명의 성취를 위해, 그리고 교회가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그리고 담임목사를 위시한 교회 지도자를 위해, 교회 각 기관을 위해, 그리고 특별한 보살핌이 필요한 성도가 있다면 기도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표 기도자만이 아니라 회중도 할 일이 있습니다. 대표 기도란 회중을 대표하고 대신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기도하는 동안 하나님의 임재를 의식하며, 마치 나 자신이 기도하는 듯이 기도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표 기도를 자기 것으로 삼아야 합니다.(230쪽) 대표적인 방식은 ‘아멘’으로 응답하는 것입니다. 아멘은 대표 기도자의 기도가 바로 내 기도라는 동의와 공감의 표현 방식이며, 그대로 응답될 것을 확신한다는 표시입니다. 이것은 기도자를 돕는 것입니다. 물론 너무 크게 ‘아멘’하면 도리어 방해가 되겠지요?

 

다시 한 번 대표 기도할 때 기도문을 꼭 작성하라는 말로 마칠까 합니다. 이런 가정을 해 보면 어떨까요? 목사님이 설교 준비는 열심히 했는데, 원고를 작성하지 않고 설교한다면 말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설교도 원치 않거니와 원고도 없는, - 앞도 안 보고 원고만 읽는 설교 방식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 즉흥 설교를 바라지도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대표 기도도 예배의 한 부분이고, 성도들의 몫인데 철저히 준비되어야 하겠습니다. 끝으로 사족 하나. 당연히 깔끔한 복장으로 미리, 적어도 30분 전에 와야 한다는 것은 군소리이겠지요?

김기현 목사 /부산수정로침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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