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절반을 돌아도 "남자 거기서 거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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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경제를 비롯해서 매사가 헝클어진듯 부산스럽기만 한 때,
조선일보에 아래와 같은 시원스런 기사가 있기에 퍼날랐습니다.
들, 즐감하십시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아 래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누가 그랬다. 판단력을 잃으면 결혼하고, 자제력을 잃으면 이혼하고, 기억력을 잃으면 재혼한다고. 그럼 재혼을 '전(前)남편'과 한 그녀는 거의 치매 수준이었을까?
당사자인 안나는 "그럴지도 모르지" 하며 히죽 웃었다. 안나는 케이프타운에 산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여행자들을 위한 민박집 '안나하우스'의 안주인. 서울 토박이인 그녀가 마흔 살 넘어 남아공까지 흘러 들어간 사연이 애틋하다.
글 쓰기, 수다떨기 좋아했던 그녀는 평범한 주부였다. 9년간 연애한 남자와 결혼했고 알토란 같은 자식 둘 낳아 알콩달콩 살았다. 남편은 조용하고 섬세하며 꼼꼼한 남자였다. 요란하고 덜렁대며 좋은 게 좋은 그녀와는 정반대. "그래서 사랑했고, 그래서 미워했지."
위기는 결혼 10년 만에 찾아왔다. 한쪽이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다. 아이들 교육, 시댁 관계 등 사사건건 싸움의 불씨가 됐다. "별것 아닌 일로 티격태격하다 주먹다짐도 하고, 저것이 내가 알던 그 인간이 맞나, 그 이기심과 유치함과 천박함에 분노하게 되고. 그래도 헤어진다는 생각은 안 했는데, 막상 남편이 '너란 여자 지긋지긋해 못 살겠다' 선언하니 홧김에 도장을 콱 찍게 되더라고...."
양육권을 가져간 남편은 얼마 후 서울은 사람 살 곳이 아니라며 아이들을 데리고 남아공으로 갔다. 당장 생계가 막막해진 그녀는 보험회사에 취직했다. 죽으란 법은 없었다. 아무도 그녀가 보험설계사로 승승장구할 줄, 내로라하는 외국계 보험회사의 부지점장이 되어 하루가 멀다 하고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귀하신 몸이 될 줄은 몰랐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은 이혼한 지 3년 만에 날아왔다. 둘째 아이의 교통사고. 열일곱 시간을 날아간 그녀 앞에 혼수 상태에 빠진 아들이 누워 있었다. "우리가 헤어지지 않았으면 이 끔찍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리란 자책에 아이를 안고 울었지. 한데 기적이 일어났어. 내 목소리를 듣고 아이가 눈을 뜬 거야. 한국서 사간 새콤달콤을 순식간에 먹어치우는 거야."
다시 서울로 떠나는 그녀에게 남편은 뜻밖의 제안을 했다. "다시 살아 볼래?"
한 달여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 다 버리고 아이들에게 가기로! "억울하지만, 구닥다리 같지만, 애들에게 3년간 못해준 따뜻한 밥 지어 먹이고 싶었어. 세상 남자 거기서 거기고 죽을 죄 지은 거 아니면 한 번 겪어본 사람이 낫지 않겠나 싶어…."
안나하우스(www.e-annahouse.com)에는 나무를 좋아해 '우드(Wood)'라는 별명을 가진 그녀의 '웬수같은' 남편과 두 아들, 그리고 '시인'과 '추장'이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함께 산다. 남편과는 다시 투닥거리기 시작했고 두 아들, 여행객들 뒤치다꺼리에 허리가 휜다. "이럴 줄 알고도 돌아왔으니 치매가 분명하지. 그래도 소란스러우니 사는 거 같어. 물론 다시 태어나면 결혼 따윈 안 할 거야. 억만금을 준대도 안 할 거야."
조선일보에 아래와 같은 시원스런 기사가 있기에 퍼날랐습니다.
들, 즐감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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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랬다. 판단력을 잃으면 결혼하고, 자제력을 잃으면 이혼하고, 기억력을 잃으면 재혼한다고. 그럼 재혼을 '전(前)남편'과 한 그녀는 거의 치매 수준이었을까?
당사자인 안나는 "그럴지도 모르지" 하며 히죽 웃었다. 안나는 케이프타운에 산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여행자들을 위한 민박집 '안나하우스'의 안주인. 서울 토박이인 그녀가 마흔 살 넘어 남아공까지 흘러 들어간 사연이 애틋하다.
글 쓰기, 수다떨기 좋아했던 그녀는 평범한 주부였다. 9년간 연애한 남자와 결혼했고 알토란 같은 자식 둘 낳아 알콩달콩 살았다. 남편은 조용하고 섬세하며 꼼꼼한 남자였다. 요란하고 덜렁대며 좋은 게 좋은 그녀와는 정반대. "그래서 사랑했고, 그래서 미워했지."
위기는 결혼 10년 만에 찾아왔다. 한쪽이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다. 아이들 교육, 시댁 관계 등 사사건건 싸움의 불씨가 됐다. "별것 아닌 일로 티격태격하다 주먹다짐도 하고, 저것이 내가 알던 그 인간이 맞나, 그 이기심과 유치함과 천박함에 분노하게 되고. 그래도 헤어진다는 생각은 안 했는데, 막상 남편이 '너란 여자 지긋지긋해 못 살겠다' 선언하니 홧김에 도장을 콱 찍게 되더라고...."
양육권을 가져간 남편은 얼마 후 서울은 사람 살 곳이 아니라며 아이들을 데리고 남아공으로 갔다. 당장 생계가 막막해진 그녀는 보험회사에 취직했다. 죽으란 법은 없었다. 아무도 그녀가 보험설계사로 승승장구할 줄, 내로라하는 외국계 보험회사의 부지점장이 되어 하루가 멀다 하고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귀하신 몸이 될 줄은 몰랐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은 이혼한 지 3년 만에 날아왔다. 둘째 아이의 교통사고. 열일곱 시간을 날아간 그녀 앞에 혼수 상태에 빠진 아들이 누워 있었다. "우리가 헤어지지 않았으면 이 끔찍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리란 자책에 아이를 안고 울었지. 한데 기적이 일어났어. 내 목소리를 듣고 아이가 눈을 뜬 거야. 한국서 사간 새콤달콤을 순식간에 먹어치우는 거야."
다시 서울로 떠나는 그녀에게 남편은 뜻밖의 제안을 했다. "다시 살아 볼래?"
한 달여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 다 버리고 아이들에게 가기로! "억울하지만, 구닥다리 같지만, 애들에게 3년간 못해준 따뜻한 밥 지어 먹이고 싶었어. 세상 남자 거기서 거기고 죽을 죄 지은 거 아니면 한 번 겪어본 사람이 낫지 않겠나 싶어…."
안나하우스(www.e-annahouse.com)에는 나무를 좋아해 '우드(Wood)'라는 별명을 가진 그녀의 '웬수같은' 남편과 두 아들, 그리고 '시인'과 '추장'이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함께 산다. 남편과는 다시 투닥거리기 시작했고 두 아들, 여행객들 뒤치다꺼리에 허리가 휜다. "이럴 줄 알고도 돌아왔으니 치매가 분명하지. 그래도 소란스러우니 사는 거 같어. 물론 다시 태어나면 결혼 따윈 안 할 거야. 억만금을 준대도 안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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