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에 비친 자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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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해 전, 미국 북부 버지니아 주에서의 일이다. 어느 몹시 추운 저녁에
한 노인이 강을 건너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강은 무릎 정도의 깊이였
지만 군데군데 얼어 있어서 함부로 건널 수가 없었다.
혹독한 추위 때문에 노인의 수염이 고드름처럼 얼어서 반짝였다. 춥고 지
루한 기다림이 계속되었다. 살을 에는 듯한 북풍한설 속에서 노인의 몸은
점점 뻣뻣하게 얼어갔다.
그때 노인은 얼어붙은 길 저편을 질주해 오는 흐릿한 말발굽 소리를 들었
다. 일정한 간격으로 말을 탄 사람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말을 얻어 타면 쉽
게 강을 건널 수 있을 것 같았다. 노인은 초조해 하며 몇 명의 신사들이 말
을 타고 모퉁이를 돌아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첫 번째 사람이 앞을 지나가는 데도 노인은 도움을 청하려는 아무
런 손짓도 시도하지 않았다. 두 번째 사람이 지나가고, 이어서 세 번째 사람
이 지나갔다. 노인은 계속해서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마침내 마지막 눈사
람처럼 서 있는 노인 앞으로 말을 타고 다가왔다. 이 신사가 가까이 오자
노인은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선생님, 이 노인을 강 건너까지 태워다 주시겠습니까? 걸어서는 건너갈
수가 없군요."
말의 고삐를 늦추며 그 사람이 말했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어서 올라타세요."
노인의 몸이 얼어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걸 알고 그 신사는 말에서
내려 노인이 말에 올라타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노인을 강
건너로 데려다 주었을 뿐 아니라 몇 킬로미터 떨어진 노인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태워다 주었다.
작고 안락한 노인의 오두막에 도착했을 때 말에 탄 신사가 호기심에 차서
물었다.
"노인장, 당신은 다른 사람들이 말을 타고 지나 갈 때는 아무런 부탁을 하
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내가 가까이 가자 얼른 태워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것이 무척 궁금하군요. 이토록 추운 겨울날 밤에 당신은 계속 기다렸다가
맨 마지막에 오는 나에게 말을 태워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만일 내가 거
절했다면 당신은 그곳에 그냥 남겨졌을 것 아닙니까?"
노인은 천천히 말에서 내린 뒤 그 사람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나는 이 지방에서 오랫동안 살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사람들을 잘
안다고 믿고 있지요."
노인은 계속해서 말했다.
"나는 말을 타고 오는 다른 사람들의 눈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내
처지에 아무런 관심이 없음을 알았습니다. 따라서 그들에게 태워 달라고 부
탁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눈을 보았을 때 나는
그곳에 친절과 자비심이 비친 것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그때 나는 알았습니
다. 당신의 따뜻한 마음이 곤경에 처한 나를 도와주리라는 걸 말입니다."
그 신사는 노인의 말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는 노인에게 말했다.
"당신이 해 주신 얘기에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내 자신의 생각
에 열중하느라 다른 사람들의 불행한 처지를 망각하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
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말을 마치고 미국 제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은 말을 몰고 백악관으
로 갔습니다.
- 작자 미상
한 노인이 강을 건너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강은 무릎 정도의 깊이였
지만 군데군데 얼어 있어서 함부로 건널 수가 없었다.
혹독한 추위 때문에 노인의 수염이 고드름처럼 얼어서 반짝였다. 춥고 지
루한 기다림이 계속되었다. 살을 에는 듯한 북풍한설 속에서 노인의 몸은
점점 뻣뻣하게 얼어갔다.
그때 노인은 얼어붙은 길 저편을 질주해 오는 흐릿한 말발굽 소리를 들었
다. 일정한 간격으로 말을 탄 사람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말을 얻어 타면 쉽
게 강을 건널 수 있을 것 같았다. 노인은 초조해 하며 몇 명의 신사들이 말
을 타고 모퉁이를 돌아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첫 번째 사람이 앞을 지나가는 데도 노인은 도움을 청하려는 아무
런 손짓도 시도하지 않았다. 두 번째 사람이 지나가고, 이어서 세 번째 사람
이 지나갔다. 노인은 계속해서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마침내 마지막 눈사
람처럼 서 있는 노인 앞으로 말을 타고 다가왔다. 이 신사가 가까이 오자
노인은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선생님, 이 노인을 강 건너까지 태워다 주시겠습니까? 걸어서는 건너갈
수가 없군요."
말의 고삐를 늦추며 그 사람이 말했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어서 올라타세요."
노인의 몸이 얼어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걸 알고 그 신사는 말에서
내려 노인이 말에 올라타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노인을 강
건너로 데려다 주었을 뿐 아니라 몇 킬로미터 떨어진 노인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태워다 주었다.
작고 안락한 노인의 오두막에 도착했을 때 말에 탄 신사가 호기심에 차서
물었다.
"노인장, 당신은 다른 사람들이 말을 타고 지나 갈 때는 아무런 부탁을 하
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내가 가까이 가자 얼른 태워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것이 무척 궁금하군요. 이토록 추운 겨울날 밤에 당신은 계속 기다렸다가
맨 마지막에 오는 나에게 말을 태워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만일 내가 거
절했다면 당신은 그곳에 그냥 남겨졌을 것 아닙니까?"
노인은 천천히 말에서 내린 뒤 그 사람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나는 이 지방에서 오랫동안 살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사람들을 잘
안다고 믿고 있지요."
노인은 계속해서 말했다.
"나는 말을 타고 오는 다른 사람들의 눈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내
처지에 아무런 관심이 없음을 알았습니다. 따라서 그들에게 태워 달라고 부
탁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눈을 보았을 때 나는
그곳에 친절과 자비심이 비친 것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그때 나는 알았습니
다. 당신의 따뜻한 마음이 곤경에 처한 나를 도와주리라는 걸 말입니다."
그 신사는 노인의 말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는 노인에게 말했다.
"당신이 해 주신 얘기에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내 자신의 생각
에 열중하느라 다른 사람들의 불행한 처지를 망각하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
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말을 마치고 미국 제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은 말을 몰고 백악관으
로 갔습니다.
- 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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