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과 5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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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냈습니다. 며느리 될 자매는 볼수록 귀하고 아름다웠고 또 그 부모님도 좋은 분들임을 느낄 수 있
어 더욱 좋았습니다. 예수님을 믿어 죄사함 받고 영원한 생명을 얻기를 정중하게 권면하였더니 따님
과 함께 교회에 나가겠다는데 까지 이르렀습니다. 주님께서 저들을 친히 인도하셔서 결국은 구원에
이르게 하실 것이라는 믿음이 들었습니다. 마음은 기쁨과 감사로 벅찼습니다.
뿌듯한 마음을 않고 돌아오는데 갑자기 비가 많이 쏟아지는 것입니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
고 아파트에 도착하여 보니 택시 요금이 4,500원이 나왔기에 5,000원짜리를 주고 500원 짜리 동전
을 거슬러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집에 들어와서 발견되었습니다. 옷을 갈아입으며 정리해 보
니 50,000원권 새지폐를 5,000원으로 잘못 알고 준 것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처음 써보는 5만원
권이라서인지 "0" 하나를 잘 못 세었던 것이지요. 조금 전까지 기쁨과 감사로 쁘듯하던 마음이 갑자
기 혼돈의 소용돌이가 되면서 지옥 같은 마음이 되어 머리까지도 어지러웠습니다. 머리를 쥐어 뜯고
싶을 정도로 속이 상하는 것이었습니다. 시차와 불면증과 싸우는 가운데서 더욱더 잠이 오지 않아서
거의 뜬눈으로 새웠습니다. 새벽녁이 되면서 도대체 무엇이 이토록 나를 괴롭히는가를 침착하게 정
리해 보게 되었지요.
- 단지 돈이 아까워서 그토록 괴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 정직하지 못한 운전수가 미운 것 때문도 사실 아니었습니다.
- 진짜 문제는 참으로 어이없는 실수를 한 나 자신이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아서 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불과 몇시간 전에 하나님의 용서의 사랑을 이야기 하던 나이었는데 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었
습니다. 아무리 자신에게 너그러우려고 마음을 다잡아도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어처구니 없는 짓을 할 수 있는가?
전혀 용서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속을 상하고 있으려니 몸은 심한 피곤과 몸살의 한 중간 쯤 되는 느
낌이 들어 누워서 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불과 49,500원의 손해, 비가 쏟아지는 어두운 밤에 그것도 처음
써보는 지폐이기 때문에 저지른 자신의 작은 실수를 용서하지 못하는 나의 용렬함이 또한 내 마음을 짓눌
러 괴로웠습니다. 또한 그동안 나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작은 실수들은 또 얼마나 용납하지 못했나 하는
생각이 나를 더욱 견딜 수 없게 괴롭히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내 마음을 두드리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나의 작은 실수도 용서할 수 없는 나의 죄,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으로 그것도 반복하면서 지은 죄, 멸
망 밖에는 다른 길이 없는 거룩하신 하나님 앞의 나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서 친히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내 주 예수님의 음성이었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를 쉬게 하리라. ....."
바로 지난 주일에 내가 한 설교 말씀입니다.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를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 앞에 다시금 내 생명을 드리는 날이
되었습니다. 49,500원으로 얻은 영원한 안식이었습니다.
주님,감사합니다.
댓글목록
박천민님의 댓글
박천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사님이 누군가를 돕기위하여 500만원을 사용 (낭비?)해야했다면 오히려 마음 뿌뜻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을 위해서 사용할 때는 항상 (어떨 때는 지나칠정도로) 아끼는 목사님임을 압니다.
조그만 돈이라도 잠간있는 시간이라도 의미있게 사용해야한다는 그런 의무감 때문에 마음이 상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목사님의 이런 모습이 꼭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세상적으로는 후하나 하나님에게는 야박한 사람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기에
하나님께 후하기 원하는 목사님의 모습이 아름다운 모습이 이 글에서 묘사되었다고 보여집니다.
홍혜정님의 댓글
홍혜정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직도 나의 모국 한국에서는 이런 비양심적인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정말 눈뜨고 코베가듯 속일수 있으면 속이겠다는 계산이 만연하게 앞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참 씁쓸함을 버릴수 없습니다.
언젠가 이 운전사가 회개하는 날에 오늘 속인 45,000 이 양심에 걸릴것입니다.
혹시 위로가 되실까해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4만 오천원이면 한 오십불 정도 하는데
요즘 경제에 오십만불을 잃은 사람도 허다하더라구요.
장사가 안되어 아예 몇십만불짜리 비지네스를 문닫은 분도 너무 많구요.
어차피 이 세상에서 있는 동안에 잠시 주신돈을 쓰는 것이고,
빼앗긴 날이 있으면 또 덤으로 생각지 않게 얻어지는 날도 있을 것입니다.
아름다운 며느리를 얻고 4만 오천원을 잃어 버리셨어도 남는 장사네요.
참 속상한 일이고 자신에게 용서가 안되는 일이지만
자동차에 시동을 걸어놓고 두시간 점심먹은 누구와 비교하시며 위로를 얻으세요.
제가 보기에는 목사님은 이번 여행에서 많은 영혼들을 얻으셨으니
이미 여러번 남는 장사를 하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