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 (San Clemente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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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簡易驛, San Clemente)
하루 겨우 너덧 차례
통근 열차만 잠간 머물다
서둘러 떠나가는
간이역.
소금기로 해진 기둥 아래
겁 없이 서성이는 갈매기도
무시하는
간이역.
오래 전 성자는 자취도 없고
간밤에 벌였음직한 광란의 흔적이
아무렇게나 딩구는
간이역.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누구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어
멍하니 해변을 지키는
간이역
애당초 설 생각도 없는 Amtrack이
소리를 내지르고는
휑하니 지나가 버리고
뒤따라 온 정적이 도리어 나를 깨우면
나는
어쩔수 없이 현실로 돌아와
무덤덤한 간이역을 두고
뭔가 서러운 마음이 되어
발길을 돌려야지.
여기, 문득
지친 내 영혼의 간이역에서
끝 날에 깃발을 내릴,
손으로 짓지 않은,
종착역을 본다.
그래서
간이역이 여기 있는 것이라고....
굳이 따지자면
이것이
간이역이 거기 서 있는 자존심일 테지.
그 누구도
간이역을 비켜서는
결단코
종착역에 이를 수 없기에 말이외다.
(2004. 8.)
하루 겨우 너덧 차례
통근 열차만 잠간 머물다
서둘러 떠나가는
간이역.
소금기로 해진 기둥 아래
겁 없이 서성이는 갈매기도
무시하는
간이역.
오래 전 성자는 자취도 없고
간밤에 벌였음직한 광란의 흔적이
아무렇게나 딩구는
간이역.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누구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어
멍하니 해변을 지키는
간이역
애당초 설 생각도 없는 Amtrack이
소리를 내지르고는
휑하니 지나가 버리고
뒤따라 온 정적이 도리어 나를 깨우면
나는
어쩔수 없이 현실로 돌아와
무덤덤한 간이역을 두고
뭔가 서러운 마음이 되어
발길을 돌려야지.
여기, 문득
지친 내 영혼의 간이역에서
끝 날에 깃발을 내릴,
손으로 짓지 않은,
종착역을 본다.
그래서
간이역이 여기 있는 것이라고....
굳이 따지자면
이것이
간이역이 거기 서 있는 자존심일 테지.
그 누구도
간이역을 비켜서는
결단코
종착역에 이를 수 없기에 말이외다.
(200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