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쏠레 미오!(200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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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은 2005년에 쓴 글로서 우리가 전에 쓰던 웹싸이트(www.21stcenturybaptistchurch.org)
에 실렸던 것인데 여기에 옮겨 실었습니다.
오, 쏠레미오! O, Sole Mio !
Yellowstone National Park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간헐천 Old Faithful이 있습니다. 시계로 잰 듯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공중 높이 물을 뿜어 올리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누군가가 장치를 해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우리 부부는 수년전 그 근처에 집회 인도 차 갔다가 그동안 듣기만 했던 이 신비로운 간헐천(geyser)을 구경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분출의 시간을 숨죽여서 기다리고 있는데 처음에는 수증기 같은 것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 같더니 곧 이어서 조그만 물줄기가 솟고 조금 후에는 소방호스보다 더욱 강한 모습으로 공중 50m 정도 까지 솟구치는 놀라운 광경을 보며, 과연 태초에 이를 만드시고 지금도 그 운행을 주장하시는 하나님의 경이로운 솜씨가 몸으로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필립 얀시(Philip Yancy)라는 작가가 이곳을 방문하고 느낀 감상을 그의 저서 "아, 내속에 하나님이 없다“(Reaching for the invisible God)에서 다음과 같이 피력했습니다.
“.....분출이 임박했음을 확인한 아내와 나는 간헐천이 내려다보이는 Old Faithful 호텔의 식당에서 그 순간을 기다렸다. 거대한 디지털시계가 나머지 1분을 가리키자, 우리는 모두 먹던 음식을 테이블 위에 놔둔 채 창가로 달려가 물이 만들어내는 장관을 구경했다. 그 순간 무슨 신호라도 한 것처럼, 모든 웨이터와 종업원들이 테이블로 달려가 잔에 물을 채우고 빈 접시들을 치웠다. 드디어 간헐천이 분출을 시작하자 관광객들은 탄성을 지르며 정신없이 카메라를 눌러댔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 하지만 뒤를 돌아보니 웨이터나 종업원들은 어느 누구도 창문 밖에서 일어나는 광경을 쳐다보지 않았다. Old Faithful은 그들에게 너무 익숙했기 때문에 감동을 줄만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사실 우리의 신앙도 그런 식이다...... “
지난 2월 25일 새벽에 일찍이 잠이 깬 우리 부부는 아직은 어둠이 짙게 깔린 속초와 양양 사이의 동해안 길을 따라 걷고 있었습니다. 간밤에 들은바 아내의 건강진단에 대해서는 서로 굳이 입을 다문 채, 머리 속을 헤집을 듯이 파고드는 차가운 바닷바람, 간단없이 밀려오는 파도, 가끔 우리와 상관없이 질주하는 자동차들, 그리고 그 새벽에 어딘가를 향해서 걸어가는 여인네에 대해서 그저 가볍고 피상적인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무언의 위로를 주고받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걷기를 한 시간여. 그 시각에 유일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어느 주유소 vending machine 앞에 서서 coffee를 마시는데 마음씨 좋아 보이는 주유소아저씨가 곧 일출이 있을 것이라고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것이 아닌가?
조금 있자니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드는가 했더니 태양이 어느새 그 장엄한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며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그 광경이 너무나 눈부신 나머지 하나님의 창조의 신비를 보는 듯 진한 감동과 경외심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경이적이었습니다. 그 순간 어둠에 감취었던 대지가 이제 막 떠오르는 태양의 빛 앞에 거역할 수 없이 그 모습을 낱낱이 드러내며 새날이 밝아 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들은 서로 손을 꼬옥 잡고 있었습니다. 주님, 아, 주님...........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우리들에게 일출을 보라고 알려주던 주유소 아저씨를 돌아보니 그는 이 놀라운 광경에 전혀 무관심한 모습으로 교대시간을 대비하는 듯 열심히 돈을 세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에게 동해의 일출이란 너무나 익숙한 것이어서 더 이상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필립.얀시의 글이 생각났습니다.
금년에 내 나이 예순 하나, 예수님을 믿은 지 33년, 결혼한 지 30년, 목회에 뛰어든 지 23년째가 됩니다. 구원의 감격과 결혼의 설렘과 감동, 그리고 목회를 향한 불타던 사명감... 이 모든 것들의 현주소를 점검해 보면서 이제는 모든 것에 너무나 익숙해진 삶 가운데 인생의 끝자락에 발을 걸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정말 초라하기 짝이 없는 모습의 나그네가 거기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음 깊숙이 으스러지도록 주님의 손을 움켜쥐었습니다. 주님, 당신만이 나의 소망이십니다. 나의 태양이십니다. O, sole mio!
에 실렸던 것인데 여기에 옮겨 실었습니다.
오, 쏠레미오! O, Sole Mio !
Yellowstone National Park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간헐천 Old Faithful이 있습니다. 시계로 잰 듯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공중 높이 물을 뿜어 올리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누군가가 장치를 해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우리 부부는 수년전 그 근처에 집회 인도 차 갔다가 그동안 듣기만 했던 이 신비로운 간헐천(geyser)을 구경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분출의 시간을 숨죽여서 기다리고 있는데 처음에는 수증기 같은 것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 같더니 곧 이어서 조그만 물줄기가 솟고 조금 후에는 소방호스보다 더욱 강한 모습으로 공중 50m 정도 까지 솟구치는 놀라운 광경을 보며, 과연 태초에 이를 만드시고 지금도 그 운행을 주장하시는 하나님의 경이로운 솜씨가 몸으로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필립 얀시(Philip Yancy)라는 작가가 이곳을 방문하고 느낀 감상을 그의 저서 "아, 내속에 하나님이 없다“(Reaching for the invisible God)에서 다음과 같이 피력했습니다.
“.....분출이 임박했음을 확인한 아내와 나는 간헐천이 내려다보이는 Old Faithful 호텔의 식당에서 그 순간을 기다렸다. 거대한 디지털시계가 나머지 1분을 가리키자, 우리는 모두 먹던 음식을 테이블 위에 놔둔 채 창가로 달려가 물이 만들어내는 장관을 구경했다. 그 순간 무슨 신호라도 한 것처럼, 모든 웨이터와 종업원들이 테이블로 달려가 잔에 물을 채우고 빈 접시들을 치웠다. 드디어 간헐천이 분출을 시작하자 관광객들은 탄성을 지르며 정신없이 카메라를 눌러댔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 하지만 뒤를 돌아보니 웨이터나 종업원들은 어느 누구도 창문 밖에서 일어나는 광경을 쳐다보지 않았다. Old Faithful은 그들에게 너무 익숙했기 때문에 감동을 줄만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사실 우리의 신앙도 그런 식이다...... “
지난 2월 25일 새벽에 일찍이 잠이 깬 우리 부부는 아직은 어둠이 짙게 깔린 속초와 양양 사이의 동해안 길을 따라 걷고 있었습니다. 간밤에 들은바 아내의 건강진단에 대해서는 서로 굳이 입을 다문 채, 머리 속을 헤집을 듯이 파고드는 차가운 바닷바람, 간단없이 밀려오는 파도, 가끔 우리와 상관없이 질주하는 자동차들, 그리고 그 새벽에 어딘가를 향해서 걸어가는 여인네에 대해서 그저 가볍고 피상적인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무언의 위로를 주고받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걷기를 한 시간여. 그 시각에 유일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어느 주유소 vending machine 앞에 서서 coffee를 마시는데 마음씨 좋아 보이는 주유소아저씨가 곧 일출이 있을 것이라고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것이 아닌가?
조금 있자니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드는가 했더니 태양이 어느새 그 장엄한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며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그 광경이 너무나 눈부신 나머지 하나님의 창조의 신비를 보는 듯 진한 감동과 경외심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경이적이었습니다. 그 순간 어둠에 감취었던 대지가 이제 막 떠오르는 태양의 빛 앞에 거역할 수 없이 그 모습을 낱낱이 드러내며 새날이 밝아 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들은 서로 손을 꼬옥 잡고 있었습니다. 주님, 아, 주님...........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우리들에게 일출을 보라고 알려주던 주유소 아저씨를 돌아보니 그는 이 놀라운 광경에 전혀 무관심한 모습으로 교대시간을 대비하는 듯 열심히 돈을 세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에게 동해의 일출이란 너무나 익숙한 것이어서 더 이상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필립.얀시의 글이 생각났습니다.
금년에 내 나이 예순 하나, 예수님을 믿은 지 33년, 결혼한 지 30년, 목회에 뛰어든 지 23년째가 됩니다. 구원의 감격과 결혼의 설렘과 감동, 그리고 목회를 향한 불타던 사명감... 이 모든 것들의 현주소를 점검해 보면서 이제는 모든 것에 너무나 익숙해진 삶 가운데 인생의 끝자락에 발을 걸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정말 초라하기 짝이 없는 모습의 나그네가 거기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음 깊숙이 으스러지도록 주님의 손을 움켜쥐었습니다. 주님, 당신만이 나의 소망이십니다. 나의 태양이십니다. O, sole 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