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어머니(2007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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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는 우리인생들의 죽음을 육신의 장막집이 무너지는 것으로 정의하셨습니다. 우리의 육신은 영혼이 일정기간 거처하는 장막(tent)일 뿐이어서 언젠가 무너지고 나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으로 이사 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집은 영원할 뿐 아니라 땅에 있는 장막 집에서 겪어야만 했던 여러 가지 고통스러운 현상들 즉 근심, 걱정, 슬픔, 질병, 미움, 눈물, 원한, 쟁투 그리고 죽음이 없는 새로운 차원의 삶 곧 천국이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따라서 성도들에게는 육신의 죽음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아름답고 복된 천국으로 들어가는 영광스런 개선이기에 우리들은 도리어 그곳을 간절히 소망하며 기다리는 것입니다. 오직 거기에만 변함없는 소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2007년 5월 13일 어머니 주입니다. 또한 저의 어머님께서 주님께로 부르심을 받으신지 꼭 한 주일이 되는 날입니다. 지난주일(5월 6일) 저녁 7:50에 우리들에게 고요한 미소와 함께 아련한 아픔을 남기시고 그 마지막 숨을 거두시더니 홀홀이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그간 여러 달 동안 병환으로 고통하시며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시던 어머님은 제가 도착한 후 그 생명의 막바지에는 차마 뵐 수 없을 정도의 고통으로 몸부림치시면서 땅에 있는 장막을 벗는 과정을 지나셨습니다. 그런 중에도 주님을 부르시며 자녀들에게 목회와 믿음을 위해서 부탁의 말씀을 해 주신 것은 저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기며 새겨져있습니다. 마지막 숨을 거두시기 전 잠시 정신이 돌아온 그 짧은 순간에는 아직 구원 받지 못한 저의 조카하나를 끌어안으시며 “예수 믿어...” 하시고는 가뿐 숨을 몰아쉬시더니, 저를 비롯하여 네명의 자녀와 9명의 손주들과 20여명의 교인들이 오열하는 가운데 참혹스럽도록 힘든 육신을 벗어 놓으시고 이승의 막을 내리셨습니다. 주님의 약속과 영원한 천국의 입성을 생각하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감사와 기쁨이 넘쳐납니다. 언젠가 저 자신도 갈 나의 본향이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반면에 어머님을 보내드리고 나서 어머님께서 안 계신 채 맞는 처음 어머니 주일에 저는 마음이 아주 많이 힘든 것도 또한 사실입니다. 가누기 힘들만큼 가슴을 짓누르는 것이 있어서입니다.
우선 저의 마음 한구석을 적시는 슬픔 때문입니다. 제가 주님께 부르심을 받을 날까지는 이 세상에서 다시는 어머님을 뵈올 수 없기에 그 슬픔으로 가슴이 미어집니다. 저를 향한 어머님의 사랑과 어머님을 향한 저의 사랑의 정도만큼 슬픔 또한 깊고도 깊어 감당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저의 가슴에 빈 공간을 이룬 허전함 때문입니다. 어머님께서 살아계실 때에는 직접 뵈올 수는 없어도 전화상으로 그 음성만 들어도 마음 가득 채워지는 무엇이 있었습니다.
“어머니, 접니다....“
”누구여? 우리 큰 아들이로구먼 ....“
마음이 답답하고 힘들 때 어렵고 우울할 때, 기쁘고 감사한 일이 있을 때 어머님의 목소리만 들어도 위로가 되고 힘이 나고 기쁨이 넘쳤었는데.... 이제는 이토록 짧은 대화마저도 나눌 수가 없는데서 오는 허전함과 이 땅에서는 더 이상 불러볼 어머님이 안계시다는 그 상실감이 두렵기 까지 합니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후회 때문입니다. 막상 돌아가시고 나니 불효했던 것, 이루어 드리지 못했던 어머님의 작은 바램들 그리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뭔가에 바빠 무심하게 지나쳤던 많은 날들이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어머님의 눈물과 희생에 보답하기 위해서 효도 한번 제대로 못한 것이 돌이킬 수 愎?아픔으로 가슴을 찌릅니다.
그래서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납니다. 통곡이 마구 터저나오는 것을 가눌수 없습니다. 천국의 소망에서 오는 감사와 돌이킬 수 없는 후회로 가슴을 찢는 슬픔이 교차하는 순간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식구들의 기도를 바랍니다.
나의 사랑하는 식구 여러분 !
하나님께서 우리들 각자에게 친히 허락하셨기에 우리의 모든 어머님들은 하나같이 다 위대하십니다.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 하나님께 하듯 사랑하고 받들어 드려야만 함을 뒤늦게 절절히 깨닫고 있습니다. 오늘 어머니날에 여러분 식구들에게 소리치고 싶습니다.
또한 이 땅에서의 우리 인생은 극히 짧은 한밤의 탠트생활일 뿐이요, 우리의 영원한 집은 하늘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역설합니다. 따라서 이 땅에서만 할 수 있는 일들을 지체하지 말고 바로 지금 하기를 강권합니다.
우리에겐 시간이 없습니다.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여러분............
무엇보다도 어려운 때에 기도해주신 사랑하는 교회 식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을 모두 사랑합니다.
무익한 종
* 참고: 어떤 분이 어머니날에 올린 글이 있어 여기 실어봤습니다.
제목: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아!.....
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댓글목록
양미진님의 댓글
양미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순간 순간 울컥하던 것이 좀 가라앉았는데
목사님께서 저를 다시 울리시네요.
저도 할 수만 있다면, 할 수 있는 최대한
엄마를 제 곁에 붙들어 놓고 싶습니다.
엄마를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엄마 없이 살아갈 날들을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슬프고 두렵고
가슴 밑바닥에서 질러지는 들리지 안는 비명같은 것이
눈물로 흘러나오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두려운
상실감과 후회의 쓰라림을
고스란히 감당하고 계신 목사님을 뵈니
제 마음도 아픕니다.
엄마는 당연히
항상 거기 그렇게 계시는 분이라고,
그래야만 한다고 천연덕스럽게 믿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란 고작
셀 수있는 날들일 뿐인 것입니다.
생각보다 참 빨리 그 셈이 끝날텐데...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지 안았더라면,
부활하시지 안았더라면,
다른 성자들처럼
좋은 말씀 많이 하시고 선한 일 많이 하시고
죽는 날까지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많이 가르치시고,
나이들어 조용히 돌아가시고 말았더라면,
어떡할뻔 했을까...
아무리 슬프고 두렵기도 하고
그래서 울고 또 울어도
모든 슬픔과 고통과 죽음까지도 싸짊어지시고
십자가에서 끝장을 내신 주님 앞에라서
괜찮습니다.
죽음때문에 갈라져 있는 시간 내내
마음 한켠에 눈물이 마르지 않더라도
몸소 죽고 몸소 살아나신
살아계신 주님 앞에 서 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죽음이 무서운 것은
더이상 사랑할 수 없게 하기 때문입니다.
부활이 영광스러운 것은
영원히 사랑할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을 지금부터 하겠습니다.
그러다 헤어지면
다시 만나 사랑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가슴 아프게 울면서 기다린다해도
괜찮습니다.
셀수 있는 날들 만큼이니까
모든 것 이루신 상처난 주님 손
붙들고 기다리니까
아버지 소원대로
영원히 사랑할 날 기다리니까
괜찮습니다.
홍혜정님의 댓글
홍혜정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분의 아름다운 글들입니다.
인생들이기 때문에 정말 슬프고 가슴 아픈 일들을 격는 재가운데서도
주님 때문에 다 괜찮을수 있는 소망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죽음과 죽음의 순간, 그 이후를 위해 우리의 믿음이 존재하고
우리의 온 일생이 그 순간을 아름답게 맞이하며 끝나는 것임을 다시 기억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손자에게 최고의 것을 주고 싶어 하셨던 어머님,
마지막까지도 마음에 남은 것은 "예수믿어.." 라는 한마디인것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어머니의 신앙과 최대의 관심사가 엿보이기도 합니다.
아마 마지막가지 사람이 할수 있는 것을 모두 쏟으신 어머니 이시라고 생각됩니다.
훌륭한 믿음의 본을 보이신 어머니를 따라
또 목사님의 뒤를 따라
우리 모두가 같은 마음을 품고 영혼들을 사랑하고 케어할수 있기를 원합니다.
주님 앞에 서는 그날을 준비하며 살리라고 다시 다짐합니다.
우리의 눈물을 닦아 주실 그날을 기쁨으로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