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주선교사님으로 부터 온 편지(9월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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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안에서 존경하며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주님의 은혜와 평강이 함께 하길 기도합니다.
일전에 맛싸이부족으로부터 새끼양을 선물로 받아 키운 적이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양이 저희가 기르던 개보다 저희 가족을 더 잘 따른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습니다. 저와 만나면 제 곁을 떠나지 않았고 혹시라도 개가 괴롭힐 것 같으면 제 무릎에 바싹 붙어있다시피 달라붙어 한 걸음, 한 걸음 보조를 맞추며 걷곤 했습니다. 개가 요란하게 짖으며 공격할 태세를 갖추어도 제 곁에만 있으면 울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의연했습니다. 졸졸 저를 따라다니면서 집안에까지 미안해하는 마음 없이 당연히 들어온다고 생각하고 들어오곤 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자신이 기르던 양을 제물로 바쳤던 일에 대해 잠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일 좋은 새끼양을 구별해서 집 안에서 한 가족처럼 키우다가 때가 되어 제물로 드리게 될 때면, 모든 가족이 슬퍼하며 특히 아이들은 양이 죽는 것을 자신이 죽는 것과 동일시하며 절대로 죽이지 못하게 할 정도로 아파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양을 어설프게 잠시 키웠는데도 저를 그렇게 신뢰하고 따르는 것을 보니 정말 예사롭게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이곳 케냐는 방목을 해서 양을 키우기 때문에 이스라엘에서처럼 제물로 구별된 양과 사람과의 관계를 보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투르카나에서 그런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희들과 함께 사역하는 로모싱오목사의 교인중에 타지에서 온 과부가 있습니다. 약 5년 전 쯤 처음 이 교회를 방문해서 함께 나무아래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양 한 마리가 무리들 사이에 끼어 함께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교인들 중에 어느 누구도 제재를 가하지 않고 양이 함께 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제가 물어보니 ‘나쿠노이트’라는 그 과부의 양인데 한 가족처럼 지낸다고 했습니다. 제가 보면 그 양은 늘 주인 옆을 지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주 그녀에게 뽀뽀를 하며 애정을 표현합니다. 그러면 몇 번 간지러워<?xml:namespace prefix = v ns = "urn:schemas-microsoft-com:vml" /> <?xml:namespace prefix = w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word" />
서 물리치곤 하던 그녀도 결국엔 양을 보듬어 안아주곤 합니다.
<양을 안고 있는 모습> <양에게 입맞추는 나쿠노이트>
그 후에도 양은 나쿠노이트를 따라 지속적으로 예배에 빠지지 않고 늘 그녀 곁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올 초에 나타파르카코노교회를 건축하면서 그녀와 함께 그 양과 보다 친밀해지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현재 59세인데 약 6년 전에 이 곳으로 왔다고 합니다. 그 당시 끊임 없이 약탈을 일삼던 인근의 포콧부족이 그녀의 마을을 습격해서 남편과 일가친척들을 모두 총으로 쏴 죽이고 모든 가축들을 약탈해갔다고 합니다. 한 마리 양과 함께 혼자 살아남아 이 곳 저 곳을 떠돌다가 이 교회에 와서 정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간간히 빗자루를 만들어서 파는데 사마리아인과 같은 이웃 교인들이 도와주어서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말 항상 웃고 양과 함께 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가 “양은 당신의 가족이군요” 하였더니 집 앞에서 양을 끌어안으며 정말 그렇다고 합니다. 참으로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이지만 찾아온 과부를 외면하지 않고 자신들도 먹을 것이 없지만 나누면서 살아가는 나타파르카코노성도들을 보며 진정으로 산상수훈이 이루
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입당예배에서도 입장이 허락된 유일한 가축> <예배 후 너무 귀여워 양과 함께한 시간>
기도제목
1. 최근 심한 기근과 질병(홍역, 콜레라, 수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투르카나지역을 위해
2. 투르카나 사역이 주님의 온전한 통치하심을 받도록(구제, 심방, 지도자 성경학교)
3. 지난 달 있었던 투르카나청년수련회를 통해 얻어진 열매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4. 맛싸이부족의 올로라부아크초등학교 교실건축이 순탄하게 진행되도록
5. 늘 성령으로 깨어 있어 모든 사역이 하나님의 뜻과 방법 가운데 진행되도록
2011년 9월
케냐에서 윤승주 드림
댓글목록
박천민님의 댓글
박천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양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웠고요..
성경에 나오는 어린양을 제물로 드린다는 것의 의미가 좀 더 이해가 되네요.
소위 문명이 발달한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삶을 나누는 윤승주 목사님의 모습도 아릅답고요.
이렇게 그 곳 소식과 기도제목을 나누어주시니 감사하고, 감격이되고, 기쁩니다.
윤목사님과 가정 그리고 그 곳 사역을 기도 가운데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매튜는 지금 어떤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