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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영어전도사 리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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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대담]‘미친 영어 전도사’ 리양 vs‘괴짜 강사’ 정인석

영어 왕도는 ‘소리’에 있다


중국의 리양(李陽·31)은 이른바 ‘미친 영어(Crazy English)’ 전도사로 중국 대륙에 널리 알려진 영어강사다. 1996년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수천만명의 중국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화제의 인물. 베이징에 위치한 그의 회사 ‘스톤 클리즈(Stone-Cliz)’ 사무실에 매일 1000∼7000통의 편지가 답지할 정도다. 이 정도라면 그에게 엄청난 비법이 있는가 하겠지만, 기실 그 비법이란 게 평범하기 그지없다.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로, 가장 빠르게, 가장 정확하게 영어 문장을 외치는 게 전부다. 영어를 배우려면 체면과 부끄러움은 던져버려야 한다는 주문 정도가 따라 붙는다. 실제로 그의 강좌는 ‘미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열광의 도가니다. 수만명의 청중이 그의 선창과 손짓에 따라서 무아지경에서 한 목소리로 영어 문장을 외치는 것. 그의 강좌를 듣고 나면 영어에 자신감이 생긴다는 게 청중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라고 한다. 놀라운 것은 그가 학창시절 낙제를 밥먹듯이 한 열등생이었다는 사실이다. 중등학교 시절 그는 낮은 성적 때문에 끊임없이 보충수업을 받아야 했고, 86년 란저우(蘭州)대학 이과대학에 간신히 턱걸이로 입학했지만 2학년 1학기까지 3학기 동안 10개 과목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게다가 그는 주의가 산만한데다 성격도 무척 소심한 학생이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던 그는 “나도 뭔가 한 가지는 잘해야 사회에 나가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영어 정복. 88년 그는 한적한 혁명열사릉에 영어책 한 권 들고 가서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가면서 읽어대기 시작했다. 그렇게 눈, 비를 맞아가면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4개월, 영어 소설책 등 10권을 읽고 난 뒤 치른 첫 영어시험에서 그는 전교 2등을 차지해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대학을 졸업한 리양은 90년 서안전자설비연구소에서 1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매일 새벽 건물 9층 옥상에서 영어, 프랑스어, 독어, 일어를 큰 소리로 읽으면서 ‘미친 영어’ 방법론을 정비해갔다. 92년에는 광둥인민라디오 방송국에 영어 아나운서로 발탁, 뉴스 진행과 토크쇼 사회자를 맡는 등 광저우 지역에서 인기인으로 성장했다. 동시에 각종 국제회의나 외교인사 방문에서 통역을 맡아 성가를 더욱 높여갔다고 한다. 리양의 영어는 많은 외국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미국의 ABC 방송, 영국의 BBC, 홍콩, 일본, 캐나다의 방송이 그를 취재했고, 99년 1월에는 시사주간지 ‘타임’에도 소개됐다. 다음은 ‘타임지’에 ‘Method or Madness?’라는 제목으로 실린 기사의 한 대목. “(리양은) 외국어를 정복함으로써 중국은 세계 앞에 자랑스럽게 나설 수 있게 될 것이며, 엄청난 부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베이징의 대학생들 앞에서 외친다. ‘Make international money!(국제적으로 돈을 벌어라) Make money from foreigners!(외국인에게서 돈을 벌어라) This is the American dream - from rags to millions - and I want to make it a Chinese dream!(가난뱅이에서 백만장자가 되는 게 미국의 꿈이라면 나는 중국의 꿈을 이루겠다)” 돈을 벌려면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중국인들의 인식이 그의 ‘고함치는’ 영어학습 방법론과 적절하게 맞아떨어짐을 잘 지적하고 있는 대목이다. ‘신동아’는 최근 서울을 방문한 리양과 99년 본지에 소개돼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발성훈련법의 괴짜강사’ 정인석 씨와의 대담을 마련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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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인석 리양 선생의 명성은 익히 듣고 있었는데, 이렇게 만나보니 반갑습니다. 지금까지 대략 몇 명에게 영어를 가르쳤습니까?

리양 지난 10년간 약 2000만명 이상의 중국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한 클라스에 4만∼5만명씩이었으니까 하루에 약 10만명씩 가르친 셈입니다.

정인석 정말 대단하군요.

리양 아니오. 그렇지 않습니다. 먼저 저에 대해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저는 스스로 낙오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어요. 제 부모님은 저를 많이 힘들게 하셨습니다. 저를 존중해주지 않았고, 저를 못난 놈이라고 여기셨지요. 그래서 저는 제 약점을 보완하려고 안간힘을 썼고, 나름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이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영어교육 분야에서 조금 성공을 거두게 됐을 때, 저는 이것으로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더 큰 인기를 얻게 됐는데, 저는 그 인기를 더 많은 사람들을 돕고 좋은 영향을 끼치는 방향으로 활용했습니다. 인기 그 자체를 즐긴 건 아니었어요. 오히려 저는 영어를 가르치면서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됐고, 이 일에 나름의 사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인석 유년기는 어떻게 보냈습니까?

리양 저는 어린 시절을 신장 지방에서 보냈습니다. 매우 가난하고 모든 점에서 열악한 지역이지요. 먹을 것이 없어서 항상 굶주려야 했어요.

정인석 그런 곳에서 오늘날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두었으니 리선생은 참 대단한 사람이군요.

리양 별 말씀을. 그냥 평범한 사람입니다.

정인석 영어를 가르치면서 재미있는 일화가 많을 것 같은데….

리양 중국은 인구가 13억명이나 돼요. 그래서 한 교실의 규모가 엄청납니다. 스타디움 같은 야외장소에서 한 수업에 대략 3만∼4만명을 모아놓고서 강의를 합니다. 얼핏 보면 록 콘서트 같은 분위기라고 할까요?(웃음)

재미있는 일들이 참 많았어요. 교도소에 가서 수감자들을 가르친 적도 있습니다. 영어는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는 게 제 신념입니다. 그래서 농촌에서 농부를 가르치기도 했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상대로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정인석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가르친 경험에서 볼 때 리 선생은 영어의 왕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수영 배우려면 일단 물속에 뛰어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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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양 그건 저보다 정 선생께서 더 잘 아시지 않습니까?(웃음) 다 아는 얘기지만 수많은 영어 교사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오류는 단순한 단어 암기나 문법에 너무 치중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수영을 정말로 잘하고 싶다면, 일단 물에 뛰어들어 물도 마셔보고, 살려달라고 소리도 지르면서 물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수영장 옆에 앉아서 수영법에 관한 여러 가지 책을 읽고, 수영코치의 수영을 구경하면서 감탄만 하고 있어서는 결코 수영을 배울 수 없다는 것이지요.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TV나 라디오로 영어 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영어 강의를 듣는 것도 영어실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입 근육을 사용해서 실제로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지요. 저는 지금까지 30년 남짓 살아오면서 모국어인 중국어를 사용해왔습니다. 자연히 제 입과 혀의 근육은 중국어를 구사하기에 가장 적합하도록 발달했습니다.

영어를 잘하려면 이처럼 중국어에 적합하게 발달된 입과 혀의 근육을 영어 사용에 적합한 구조로 바꾸어야 합니다. 저 역시 나름의 훈련을 통해서 영어 사용에 적합한 혀를 갖게 됐지요.

사실 영어를 가르치는 게 참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듣기와 읽기, 작문 등 가르치고 배워야 할 것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제 경우에는 영어교수법을 가급적 단순화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영어는 쉽다, 실용적인 문장을 연습하라고 말합니다. 비교적 짧고 간단한 문장을 외우면서 학생들의 실력은 나날이 향상돼 갔고, 본인들도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정인석 음성학적으로 볼 때 중국어는 굴절어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큰 소리로 영어를 읽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그러나 한국어와 일본어는 그렇지 않아요. 한국인과 일본인의 억양이 중국어에 비해서 단조로운 것은 그 때문입니다.

리양 그래요. 한국어로는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하고 말할 때 음의 고저가 없어요. 반면 영어에는 예컨대 ‘How are you doing?’ 같은 문장에서도 음의 고저가 분명합니다. 이런 게 한국인과 일본인이 영어를 배울 때 어려움이라고 생각해요.

정인석 그런 점에서 중국인들은 한국인이나 일본인에 비해서 영어를 배우기가 훨씬 유리하다는 거지요.

리양 그렇지만 한국인과 일본인 중에도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까? 제가 보기에 그건 아마 언어를 배우는 방법상의 문제라고 봐요. 제대로 된 학습방법으로 배우면 영어를 잘할 수 있다는 거지요.


체면과 부끄럼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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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석 비디오를 보니까 리 선생은 가르칠 때에 제스처를 많이 사용하더군요?

리양 그렇습니다. 특히 발음을 가르칠 때에 제스처를 많이 써요. 제스처는 학생들에게 중국어와 영어의 발음 차이를 이해시키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popular, possible, watch 같은 단어의 발음을 설명할 때 간단한 제스처를 사용하는데, 그 효과는 정말 놀랍습니다. 농촌지역 아이들을 상대로 그런 방식으로 가르쳤는데 나중에 외국인들이 그 아이들의 영어를 듣고 놀라더군요.

정인석 제스처에 대한 나름의 일정한 법칙 같은 게 있겠지요?

리양 예를 들어 Thank you, Bad man, Fantastic, Satisfied와 같이 /애/ 발음을 가르칠 때에는 이런 제스처를 사용합니다(손을 움직여 보이면서). 평상시 말할 때에 이런 제스처를 쓴다면 지나친 과장이 되겠지요. 그렇지만 영어를 연습할 때는 이렇게 함으로써 부끄러움을 몰아낼 수 있어요. 사실 동양인의 공통적인 특징이라고 할 부끄러움은 영어를 배우는 데에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그래서 외국인과 대화할 때에는 일부러 목소리를 크게 해서 잠재력을 일깨우고 부끄러움을 몰아내야 합니다.

오늘도 저는 유난히 부끄럼이 많은 어떤 한국인 그룹과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런 부끄러움을 버려야 해요. 그런 점에서 크게 소리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정인석 한국인을 가르쳐본 적이 있습니까?

리양 며칠 전에 한양대에서 공개 강의를 했습니다. 한국의 유명한 영어선생님들도 몇 분 만나봤고, 영어학원을 방문해서 학생들을 만나봤는데 역시 수줍음이 많더군요.

정인석 한양대에서는 어떤 느낌을 받았습니까?

리양 모두 열성적으로 배우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어디나 다 마찬가지예요. 저는 일본·홍콩 등지에서도 강의를 해봤는데, 모두 열성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일본인들도 가르쳐봤고, 일본의 방송과 신문에서도 제 얘기를 많이 다뤘습니다. 심지어 제 이야기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일본 전역에 방송되기도 했어요. 일본에서 강의할 때에는 그들에게 ‘우리 역사를 잊지 말라’, ‘당신들이 우리에게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해야 한다’ 등등 듣기 싫어할 얘기를 많이 했는데, 오히려 일본인들이 좋아하더라고요.

정인석 큰 소리로 말한다고 해서 무작정 큰 소리만 내라는 게 아니라 나름의 법칙이랄까, 어떻게 해야 한다는 지침이 있겠지요?

리양 물론 일종의 규칙이 있습니다. 무작정 큰 소리로 말하라는 게 아니라 일정한 룰이 있어요. 말하는 속도도 빨라야 하고, 명확하게 말해야 하고, 그러면서도 큰 소리로 얘기해야 합니다. 일종의 과장도 필요합니다. possible이라는 단어를 예로 들면 그냥 빨리 말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possible이라고 강조할 부분을 제대로 강조하는 게 중요하지요.


서양언어와 동양언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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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석 제 생각에 한국인과 일본인은 일단 발성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인과 일본인들은 말을 할 때 숨을 내쉬지 않거든요.

리양 앞으로 한국어에 대해서 공부해볼 작정입니다만, 아직은 제가 한국인의 언어습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인석 제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법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리양 예, 제 친구가 얘기해준 적이 있고, 중국 국영방송이 정선생의 얘기를 다룬 적도 있어요.

정인석 제 생각은 이런 겁니다. 한국인이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는 발성법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면을 고려해서 저는 발성법과 감정표현법 등으로 제 커리큘럼을 구성했어요. 이중에서 핵심은 물론 서양인들 고유의 발성법을 익히는 부분입니다.

서양 언어의 자음은 구강 내의 각각 정해진 곳에서 발음되고, 모음은 혀의 전후고저 위치에 따라서 발음됩니다. 발성법은 곧 우리의 구강구조를, 영어를 말하기에 적합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서양언어의 유성자음이나 무성자음을 발음할 때 혀의 위치는 거의 동일합니다. 동양언어의 발성음은 입술이 주로 상하로 움직이고 단절음인 데 비해서 서양언어는 입술이 주로 좌우로 움직이고 굴절음입니다. 그래서 서양언어를 말할 때 입의 움직임이 크지 않은 데 비해 동양언어는 입의 움직임이 크지요. 동양언어는 유성자음과 무성자음을 발음할 때 혀의 위치도 다릅니다. 손가락을 입술에 대보면, 유성자음의 경우 입술이 양쪽 턱으로 당겨지는 반면, 무성자음의 경우 아랫입술이 턱 쪽으로 당겨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서양언어와 동양언어의 발성음과 구강 움직임이 정반대이기 때문에 우리가 외국어를 공부할 때 어려움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은 동양인에게는 아직 친숙하지 않지요.

리양 매우 체계적이군요.

정인석 이렇게 발성법을 다 배우고, 외국 문화를 알게 되면, 상황마다 가장 적절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발성법을 통해 영어 발음의 핵심을 알고 있기 때문에 주어진 상황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듣고 말하기가 자연스럽게 됩니다.

리양 정말 좋군요(웃음). 저는 정 선생께서 정말 훌륭한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참고서나 교사가 아무리 많다고 해도 자기 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배울 때 갖게 되는 문제점을 그처럼 근원적으로 파고 들어가는 사람은 참 드물다고 생각해요.

정인석 리 선생의 교수법도 어떤 점에서는 제 교수법과 흡사한 측면이 있는 것 같군요. 저 역시 영어 모음과 자음을 강조해서 크게 말하라고 가르치거든요.

리양 연습할 때 입 모양을 한번 직접 보여주세요. 저를 학생이라고 생각하고….

정인석 (시범을 보이면서) 먼저 양쪽 턱이 이런 모양이 되지요. 모음을 발음할 때에는 숨을 내쉬면서 ‘아’라고 해보세요. 그냥 목젖에서 나오는 ‘아’ 소리가 아니라 숨을 내쉬면서 발음하는 것이죠. 자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기들이 태어나 우는 소리가 이런 식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은 목에서 발성을 하게 되지요. 한번 따라서 해보세요.

정인석 (크게) I am an English teacher.

리양 (따라 한다) I am an English teacher

정인석 모음을 천천히 하나씩 발음하세요. ‘I am’에 들어 있는 모음 세 개를 하나씩 천천히, 크게. 그러다가 나중에 점점 빨리 발음하면 돼요. 그런데 리 선생이 영어를 독학으로 배우고, 지금은 수천만명을 대상으로 가르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리양 중국은 이제 개방된 사회입니다. 수많은 중국인들이 영어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현재 중국에는 4억5000만명 이상이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정말 엄청난 시장입니다.

제가 영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된 건 12년 전인 1988년이었어요. 당시 저는 대학 2학년생이었는데, 영어시험에서 연속 세 번이나 낙제를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저는 영어가 제 인생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고, 제가 영어를 잘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갖지 않았어요.

그런데 영어를 못 하는 게 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어요. 선생님을 포함해서 우리 학급의 90% 이상이 영어로 말하지 못하더라는 것이지요. 아마도 그것이 영어를 더 잘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모색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영어 수업을 내팽개치고 야외로 나가서 큰 소리로 영어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소리를 지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다만 제게 심각한 집중력 장애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입니다. 저는 주의가 무척 산만할 뿐 아니라 지독한 부끄럼쟁이였거든요. 그런데 제가 영어로 소리를 지르는 동안 바뀌어갔습니다. 용감한 사람이 되고 있다고 느꼈어요. 흥분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소리를 크게 내는 동안은 제가 하는 일에 집중할 수도 있었고요.

정인석 매우 흥미로운 얘기군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수만명을 상대로 영어를 가르칠 계획입니까?


영어학습이
최고의 오락이 되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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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양 저는 사람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엄청난 시간과 돈을 바치는 게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보고 싶어요. 이게 바로 제가 아시아 투어를 결심하게 된 이유입니다. 한국은 이 투어의 첫번째 방문국입니다. 한국을 시발점으로 해서 앞으로 몇년간 100여 개의 아시아 도시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그 뒤에는 정 선생 같은 영어교육 전문가와 함께 동양인의 영어학습을 획기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론을 연구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동양인이 영어를 배우는 과정에 직면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함께 연구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고 싶어요.

저는 이런 일들을 몇몇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수백만명을 대상으로 아주 크게 해보고 싶습니다. 제가 소규모 수업이 아니라 스타디움 같은 곳에서 강의를 하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스포츠스타, 팝스타가 만인의 관심사이듯이 저는 영어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최고의 오락이 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정인석 장차 한국에서도 활동할 계획이 있습니까?

리양 그런 기회가 오기를 바랍니다. 그러려면 우선 한국어를 배워야 하는데, 한국어는 참 어려워요(웃음).

정인석 리 선생의 교수법과 제 교수법에 흡사한 부분이 많으니 서로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군요.

리양 좋은 생각이십니다.

정인석 앞서 얘기했듯이 언어 특성상 한국인과 일본인들은 중국인에 비해서 영어를 배우는 데에 더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때문인지 제 경우엔 영어를 가르칠 때 참 힘들어요. 많은 사람들은 영어를 제대로 배우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종종 잊는 것 같거든요. 사람들은 항상 좀더 쉽고 편한 방법을 찾습니다.

리양 정 선생의 방법은 쉬운 것인데요.

정인석 그런데 사람들은 그게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웃음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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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요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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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 문제는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러나 나머지는 제 생각과 거의 일치하는군요.

저는 책을 읽거나 누구에게 배운 것도 아니고 경험에서 스스로 생각한 교수법인데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똑 같이 생각한다니 너무 신기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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