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영어 어휘 늘리려면[1편] [6] | 조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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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습니다. 영어 단어 5만개 외우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지. 아마 1달로는 안 될 것 같고. 2달? 아니 3달? 음... 특별한 방식으로 뇌가 망가지지 않는 한 아마 힘들겠죠? 그럼 정상적으로, 단 순전히 산술적으로, 한 번 계산해 보겠습니다.
하루에 10개씩 외울 경우, 1달에 300개고 1년이면 3,600개, 10년이면 36,000개... 아! 이래서는 안 되겠네요. 어느 세월에 끝내겠습니까? 하루에 20개씩으로 하죠. 그럼, 1달에 600개 1년에 7,200개. 대충 6년 반 정도 걸리겠군요. 물론 여러 가지 이유로 실제로는 이 보다 줄일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군요.(이리 계산해 놓으니 하루 40개씩은 외워야 겠네요. 우이 씨^^)
하루 20개 외우려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음. 고등학교 이후로 단어를 외운 적이 없으니 저로서는 추측하기가 매우 힘들군요. 20분? 30분? 1시간?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개인차가 있으니까요. 매일 쉬지 않고 3년간 이렇게 노력을 한다... 뭐 세상에 이루지 못할 일이 없을 것 같네요.
근데, 경험적으로 보면 이거 달성한 사람이 매우 소수더군요. 그럼 달성한 사람들은 어떨까요? 그들의 영어 실력 말입니다. 네, 당연히 잘할 것 같은데, 사실은 아닙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영어 잘 하는 사람들은 이런 ‘무의미한 노가다’ 아무도 하질 않았다는 겁니다. 이들은 ‘제대로 된’, ‘의미 있는’ 노가다를 했습니다. 아래 친구 아들은 바로 이 ‘의미 있는’ 노가다를 했습니다.
친구 아들 이야기
친구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인데, 이야기에 따르면, 영어 유치원이다 뭐다 부모들 난리인데, 영어와 관련해 어떤‘사전교육’도 없이 초등학교에 입학시켰답니다. 가끔 이런 부모들이 있는데 대체로 둘 중의 하나입니다. 부모가 교육에 대해, 특히 영어 교육에 대해 아주 아주 특별한 생각과 신념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아~무 생각 없거나. 친구는 후자 쪽이었습니다. 먹고 사는 게 바쁘다 보니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거죠. 종교에 대해 언제나 부정적인 제 친구가 보낸 학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기독교계 사립학교였습니다. 모르고 보냈답니다. 음... 대충 아시겠죠. 얼마나 신경을 쓰지 못했는지.
흔히 그러하듯, 이 사립학교에서도 영어에 대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었습니다. 반을 속된 말로 상중하(실제로는 누구나 아는 영어 단어로 구분해 놓았습니다.)로 나누고 실력에 따라 학기마다 반을 오르락 내리락 하게끔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친구 아들은 당연히 ‘하’로 편성되었습니다.
제게 묻더군요. 영어 어떻게 공부시켜야 되느냐고(비교 대상을 두면서부터 부모들 마음 바빠집니다). 뭐 어렵지 않게 답해 주었습니다. 단어 외우게 하거나 흔해 빠진 학원 다니게 하거나 그런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 대신 음... 영어 동화책 많으니까, 한 열권만 외우게 하라고. 테이프 있는 걸로 골라 앵무새처럼 흉내 내면서...
친구가 제 말을 잘 들었을까요? 네~ 당연히 아니죠. 당시 제 앞에서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만, 나중에 고백하더군요. 하루에 단어 10개씩 외우게 했다고. 근데 아들이 그 다음날이면 까먹더랍니다. 새로운 분량을 외워야 하는데, 그 전 날 걸 까먹었으니 진도가 나갈리 없겠죠? 제가 하지 말라고 했던 일을 한 것입니다. 뭐 아주 흔한 일입니다. 친구 아들 녀석이 좀 떨어지는 거 아니냐고요? 5살 때 혼자 컴퓨터 갖고 놀면서 한글 깨우친 거 보면 그런 건 아닌 것 같군요.
대개의 부모들은 이 때 자기 아이들에게 실망합니다. 누구 닮아서 저 모양이냐는 둥, 그 머리 갖고 어떻게 살 거냐는 둥, 이리 심하게 까지 밖으로 내뱉는 경우 보다는 물론 속으로만 생각하는 게 더 많긴 합니다. 아! 부모들 오만가지 생각 다 듭니다. 갑자기 늘어져 잠만 자는 남편이 꼴 보기 싫어집니다. 낄낄거리며 드라마 보는,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마누라가 한심해 보이기도 합니다. 근데, 제가 보기에 모두 번지수를 한 참 잘못 짚었습니다.
문제는 애의 머리에도, 그 못난 유전자를 물려 준 남편에게도, 교육에 더 열성이지 못한 부인에게도, 그 어느 누구에게도 있지 않습니다. 단어를 외우게 한 것에, 정말로 ‘쓸데없는 짓’을 시켜 놓은 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음, 그 책임은 부모가 져야 하겠군요.
똑똑한 제 친구는 이게 아니다 싶어, 바로 제가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3달 후에 모 유명학원에서 주최하는 영어 경시대회 나가 입상하기도 하고, 지금은 2학년인데‘상’반에 있습니다. 주변의 부모들이 묻습니다. 어떻게 영어 공부하느냐고. 그럼 동화책 외운다고 대답합니다. 반응이요? 무슨 학원 다니느냐고 다시 묻습니다. 없다고 말합니다. 그럼,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그럴 리가 없다고 말이죠.
이 아이가 지금은 하루에 단어 10개 외우라 하면, 그 다음날 아니 또 그 다음날 지나도 잊어버리지 않습니다.(물론 이런 짓 더 하지 않습니다.) ㅋㅋ. 재밌는 현상이죠? 1권 끝내는 데 3달 걸렸는데, 그 후론 속도가 붙더니, 지금은 속된말로 껌입니다. 막말로 딴 짓 하면서도 동화책 한 권 외웁니다. 단어 10개가 아니라 20~30분에 동화책 1권을 말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외우는데 걸리는 시간은 줄고 기억하는 시간은 더 늘어나면서 말입니다. 신기한 일이죠. 왜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그야 ‘유의미한 내용’을 삼켰기 때문입니다. 파편화된, 그래서 사용맥락이 없는, 또한 그래서 무의미한 내용이 아니라.
그럼 이 아이 발음은 어떨까요? 원어민 심사위원이 물었답니다. 외국에 살다왔냐고. ㅋㅋ.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죠. 원어민 테이프와 똑같은 발음, 똑같은 억양, 똑같은 속도로 외웠으니까요. 항상 느끼지만 아이들, 참 대단합니다. 뜻을 이해하냐고요? 처음엔 뭔지 모르고 외웁니다. 근데 3달 걸려 외우려면 동화책을 얼마나 많이 보고 오디오를 얼마나 많이 들었겠습니까?
어느 때 부턴가 질문을 쏟아 냅니다. “이게 이 뜻 이예요?”, “이 뜻이죠? 맞죠?”, “아! 문장 처음에는 대문자를 쓰나 봐요”등등.
물론, 외우는 거, 일반 교육학 이론은 물론 그 영향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주 아주 부정적으로 봅니다.(그러면서 단어는 죽어라 외우는 거 보면 참 웃깁니다.) 학습방법으로 치면 봉건시대의 잔재라 하여 절대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취급합니다(그러거나 말거나 남들 다 모르니 이 얼마나 좋은 기회입니까.ㅋㅋ). 근데, 그 이론이라는 것들이 모두 서양에서 왔는데, 제가 보기엔 한 마디로 ‘쯧쯧쯧’입니다.
‘외우는 거’이거 노가다입니다. 근데, 파편화된, 맥락 없는, 그래서 결과적으로 무의미한, 단어 외우는 그런 노가다 말고, 총체적이고 사용 맥락을 갖는, 그래서 결과적으로 유의미할 수밖에 없는 외우는 일을 하세요. 꿀~꺽 삼키시라고요. 조각조각이 아니라, 통째로.
하루에 10개씩 외울 경우, 1달에 300개고 1년이면 3,600개, 10년이면 36,000개... 아! 이래서는 안 되겠네요. 어느 세월에 끝내겠습니까? 하루에 20개씩으로 하죠. 그럼, 1달에 600개 1년에 7,200개. 대충 6년 반 정도 걸리겠군요. 물론 여러 가지 이유로 실제로는 이 보다 줄일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군요.(이리 계산해 놓으니 하루 40개씩은 외워야 겠네요. 우이 씨^^)
하루 20개 외우려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음. 고등학교 이후로 단어를 외운 적이 없으니 저로서는 추측하기가 매우 힘들군요. 20분? 30분? 1시간?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개인차가 있으니까요. 매일 쉬지 않고 3년간 이렇게 노력을 한다... 뭐 세상에 이루지 못할 일이 없을 것 같네요.
근데, 경험적으로 보면 이거 달성한 사람이 매우 소수더군요. 그럼 달성한 사람들은 어떨까요? 그들의 영어 실력 말입니다. 네, 당연히 잘할 것 같은데, 사실은 아닙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영어 잘 하는 사람들은 이런 ‘무의미한 노가다’ 아무도 하질 않았다는 겁니다. 이들은 ‘제대로 된’, ‘의미 있는’ 노가다를 했습니다. 아래 친구 아들은 바로 이 ‘의미 있는’ 노가다를 했습니다.
친구 아들 이야기
친구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인데, 이야기에 따르면, 영어 유치원이다 뭐다 부모들 난리인데, 영어와 관련해 어떤‘사전교육’도 없이 초등학교에 입학시켰답니다. 가끔 이런 부모들이 있는데 대체로 둘 중의 하나입니다. 부모가 교육에 대해, 특히 영어 교육에 대해 아주 아주 특별한 생각과 신념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아~무 생각 없거나. 친구는 후자 쪽이었습니다. 먹고 사는 게 바쁘다 보니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거죠. 종교에 대해 언제나 부정적인 제 친구가 보낸 학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기독교계 사립학교였습니다. 모르고 보냈답니다. 음... 대충 아시겠죠. 얼마나 신경을 쓰지 못했는지.
흔히 그러하듯, 이 사립학교에서도 영어에 대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었습니다. 반을 속된 말로 상중하(실제로는 누구나 아는 영어 단어로 구분해 놓았습니다.)로 나누고 실력에 따라 학기마다 반을 오르락 내리락 하게끔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친구 아들은 당연히 ‘하’로 편성되었습니다.
제게 묻더군요. 영어 어떻게 공부시켜야 되느냐고(비교 대상을 두면서부터 부모들 마음 바빠집니다). 뭐 어렵지 않게 답해 주었습니다. 단어 외우게 하거나 흔해 빠진 학원 다니게 하거나 그런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 대신 음... 영어 동화책 많으니까, 한 열권만 외우게 하라고. 테이프 있는 걸로 골라 앵무새처럼 흉내 내면서...
친구가 제 말을 잘 들었을까요? 네~ 당연히 아니죠. 당시 제 앞에서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만, 나중에 고백하더군요. 하루에 단어 10개씩 외우게 했다고. 근데 아들이 그 다음날이면 까먹더랍니다. 새로운 분량을 외워야 하는데, 그 전 날 걸 까먹었으니 진도가 나갈리 없겠죠? 제가 하지 말라고 했던 일을 한 것입니다. 뭐 아주 흔한 일입니다. 친구 아들 녀석이 좀 떨어지는 거 아니냐고요? 5살 때 혼자 컴퓨터 갖고 놀면서 한글 깨우친 거 보면 그런 건 아닌 것 같군요.
대개의 부모들은 이 때 자기 아이들에게 실망합니다. 누구 닮아서 저 모양이냐는 둥, 그 머리 갖고 어떻게 살 거냐는 둥, 이리 심하게 까지 밖으로 내뱉는 경우 보다는 물론 속으로만 생각하는 게 더 많긴 합니다. 아! 부모들 오만가지 생각 다 듭니다. 갑자기 늘어져 잠만 자는 남편이 꼴 보기 싫어집니다. 낄낄거리며 드라마 보는,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마누라가 한심해 보이기도 합니다. 근데, 제가 보기에 모두 번지수를 한 참 잘못 짚었습니다.
문제는 애의 머리에도, 그 못난 유전자를 물려 준 남편에게도, 교육에 더 열성이지 못한 부인에게도, 그 어느 누구에게도 있지 않습니다. 단어를 외우게 한 것에, 정말로 ‘쓸데없는 짓’을 시켜 놓은 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음, 그 책임은 부모가 져야 하겠군요.
똑똑한 제 친구는 이게 아니다 싶어, 바로 제가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3달 후에 모 유명학원에서 주최하는 영어 경시대회 나가 입상하기도 하고, 지금은 2학년인데‘상’반에 있습니다. 주변의 부모들이 묻습니다. 어떻게 영어 공부하느냐고. 그럼 동화책 외운다고 대답합니다. 반응이요? 무슨 학원 다니느냐고 다시 묻습니다. 없다고 말합니다. 그럼,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그럴 리가 없다고 말이죠.
이 아이가 지금은 하루에 단어 10개 외우라 하면, 그 다음날 아니 또 그 다음날 지나도 잊어버리지 않습니다.(물론 이런 짓 더 하지 않습니다.) ㅋㅋ. 재밌는 현상이죠? 1권 끝내는 데 3달 걸렸는데, 그 후론 속도가 붙더니, 지금은 속된말로 껌입니다. 막말로 딴 짓 하면서도 동화책 한 권 외웁니다. 단어 10개가 아니라 20~30분에 동화책 1권을 말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외우는데 걸리는 시간은 줄고 기억하는 시간은 더 늘어나면서 말입니다. 신기한 일이죠. 왜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그야 ‘유의미한 내용’을 삼켰기 때문입니다. 파편화된, 그래서 사용맥락이 없는, 또한 그래서 무의미한 내용이 아니라.
그럼 이 아이 발음은 어떨까요? 원어민 심사위원이 물었답니다. 외국에 살다왔냐고. ㅋㅋ.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죠. 원어민 테이프와 똑같은 발음, 똑같은 억양, 똑같은 속도로 외웠으니까요. 항상 느끼지만 아이들, 참 대단합니다. 뜻을 이해하냐고요? 처음엔 뭔지 모르고 외웁니다. 근데 3달 걸려 외우려면 동화책을 얼마나 많이 보고 오디오를 얼마나 많이 들었겠습니까?
어느 때 부턴가 질문을 쏟아 냅니다. “이게 이 뜻 이예요?”, “이 뜻이죠? 맞죠?”, “아! 문장 처음에는 대문자를 쓰나 봐요”등등.
물론, 외우는 거, 일반 교육학 이론은 물론 그 영향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주 아주 부정적으로 봅니다.(그러면서 단어는 죽어라 외우는 거 보면 참 웃깁니다.) 학습방법으로 치면 봉건시대의 잔재라 하여 절대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취급합니다(그러거나 말거나 남들 다 모르니 이 얼마나 좋은 기회입니까.ㅋㅋ). 근데, 그 이론이라는 것들이 모두 서양에서 왔는데, 제가 보기엔 한 마디로 ‘쯧쯧쯧’입니다.
‘외우는 거’이거 노가다입니다. 근데, 파편화된, 맥락 없는, 그래서 결과적으로 무의미한, 단어 외우는 그런 노가다 말고, 총체적이고 사용 맥락을 갖는, 그래서 결과적으로 유의미할 수밖에 없는 외우는 일을 하세요. 꿀~꺽 삼키시라고요. 조각조각이 아니라, 통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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